登羽化亭(등우화정)
-우화정에 올라
정약용/조선
碧澗銜沙觜(벽간함사취) 푸른 시내가 모래톱을 머금은 곳에
紅亭枕石頭(홍정침석두) 붉은(단청) 정자가 돌머리를 베고 있네
聊因王賀職(료인왕하직) 애오라지 암행어사의 직책을 수행하러 왔으나
兼作謝公游(겸작사공유) 사령운의 산수 유람도 겸하고 있네(짓네)
小雪依山屋(소설의산옥) 눈은 적으나마 산골 집 지붕에 남아(기대) 있고
孤煙下峽舟(고연하협주) 외로운 안개는 배를 타고 골짜기로 내려오네
窮閭有愁歎(궁여유수탄) 가난한 시골 마을은 근심과 탄식이 서려
不敢戀淹留(부감연엄류) 감히 오래 머무를 생각(연민)이 없다네 (독음과 번역 한상철)
* 감상; 다산 정약용이 1794년 10월에 경기 암행어사로 연천과 삭녕 우화정을 들렀을 때, 허 미수를 추모하며 남긴 시문이다(丁若鏞, 與猶堂全集 1集 2卷). 절경 풍치를 읊으며, 궁핍한 지역민의 수심을 강조했다. 이 시 번역은 윤인현, 「다산의 한시에 나타난 선비정신과 자연관」( 『다산학』19, 2011.)에서 재인용한 것이다. 조선 후기 문인화가인 정수영 보다 3년 앞서 정약용이 우화정에 올라 쓴 시여서, 정수영의 <우화정> 그림과 연관을 짓게 한다.
* 처음 번역이 '간결미'는 있으나, 수사(修辭)가 너무 단조로워 원작자의 의도가 손상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새로 다듬었다. 백성을 사랑하는 다산의 목민지심(牧民之心)이 이 시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한상철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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