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명시 감상

人日寄杜二拾遺(인일기두이습유)/고적(당)-명시 감상 2,045

한상철 2022. 10. 31. 07:54

人日寄杜二拾遺(인일기두이습유)

-인일에 두이습유에게 부침

 

       高適/당

人日題詩寄草堂(인일제시기초당) 정월 초이렛날 시를 지어 초당으로 보내며           

遙憐故人思故鄕(요련고인사고향) 멀리 옛 친구도 고향 그리는 걸 애달파하네           

柳條弄色不忍見(류조농색부인견) 버들가지는 빛깔을 희롱하듯 차마 볼 수 없고          

梅花滿枝空斷腸(매화만지공단장) 매화는 가지 가득히 피어 공연히 간장을 끊네

 

身在南蕃無所預(신재남번무소예) 몸은 남쪽 변경에 있어 정치에 참여하지 못하고          

心懷百憂復千慮(심회백우부천려) 마음은 백 가지 근심 천 가지 시름을 안고 있네

今年人日空相憶(금년인일공상억) 올해 초이렛날에 헛되이 그리움에 잠겨 있지만

明年人日知何處(명년인일지하처) 내년 초이렛날은 어느 곳에 있게 될런지

 

一臥東山三十春(일와동산삼십춘) 고향 동산에 숨어 살기 삼십년인데          

豈知書劒老風塵(기지서검노풍진) 책과 칼로 사는 이가 풍진에 늙을 줄 어찌 알리오          

龍鐘還忝二千石(용종환첨이천석) 기력 잃고도 오히려 이천 석의 녹을 받으니           

愧爾東西南北人(괴이동서남북인) 그대 동서남북(모든) 사람들에게 부끄럽기만 하네 (번역 한상철)

 

* 人日: 正月 7日. 옛날엔 東方朔占書(동방삭점서)의 設이라 하여, 年頭의 8日間을 초하루 부터, 鷄(계), 犬(견), 豕(시), 羊(양), 牛(우), 馬(마), 人(인), 穀(곡)이라 이름 붙였다. 그리 고 人日에 날이 개면 豊年이 든다 하였다.

* 杜二: 이(二)는 杜甫의 排行.

* 拾遺: 杜甫가 肅宗 때 左拾遺란 벼슬을 지냈으므로 杜甫를 가리킨다. 따라서 이 詩는 人日에 杜甫에게 부친 詩이다.

* 해설: 高適은 2千石의 祿을 받는 太守였으나, 杜甫는 이때 成都 浣花草堂에서 餘生을 보내고 있었다. 人日이 되면 봄 氣運이 짙어져 버들가지와, 梅花는 떠나온 故鄕과 함께, 그리운 벗들을 생각케 한다. 더욱이 作家는 地方 太守에서 朝廷에 參與치 못하므로, 어지러워져 가는 나라의 形便이 더욱 안타깝기만 하다. 詩人으로서는 比較的 榮達하고 있던 高適에게도 이러한 시름이 있었다. 그러기에 지나간 平生이 더욱 아쉽고, 하는 일 없이 차지하고 있는 太守자리가 百姓들에게 부끄럽기만 하다. 故鄕을 그리는 마음과, 杜甫에 대한 友情이  내포되어 있다. 滿足하지 못한  지난 平生과, 지금의 生活이 詩人 사이에 서로 通하는 뜻으로 느껴진다. 杜甫는 이 詩를 받고 高適의 生死를 모르다가, 高適이 죽은 지 5年 뒤 大曆 5年 (770년)正月 21日 이 詩에 대한 答으로, [故 高蜀州가 人日에 부쳐준 것에 追酬한다]는 詩를 씃다.

* 高適(고적, 702~765) 字는 達夫. 또는 仲武. 河北城 滄州 사람. 젊어서는 世上일에 얽매임 없이 돌아다니기를 좋아 하였으나 官運은 좋아, 哥舒翰(가서한) 의 書記로부터 始作하여 劍南. 劍西 節度使, 刑部侍郞을 지냈고, 勃海縣侯에 封 해지기도하였다. 唐나라 詩人 중 벼슬은 가장 顯著했다고 하겠다. 그는 軍事關係로 邊境에 오래 머물렀으므로, 詩도 自然 邊塞를 時題로 한 것이 많다. 靑年時節은 오로지 官職에 專念하였으나 50歲가 되면서 비로소 詩를 쓰기 始作했다. 그의 詩에는 굉방고장(宏放高壯)한 氣槪가 보이며, 잠삼(岑參)과 詩風이 같은 무리라 하겠다. [高仲武集] 10卷을 남겼다.

* 다음카페 포항한시회에서 인용 수정.(2021. 8.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