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명시 감상

山寺(산사)/두보(당)-명시 감상 2,075

한상철 2022. 11. 27. 12:10

山寺(산사)

-산속의 절

 

       두보/당

野寺殘僧少(야사잔승소) 황량한 절간에 남은 중은 적은데

山園細路高(산원세로고) 산 뜰의 오솔길은 높아지네

麝香眠石竹(사향면석죽) 사향노루는 돌과 대나무에 잠들고

鸚鵡啄金桃(앵무탁금도) 앵무새는 노란 복숭아를 쪼아대네

亂水通人過(란수통인과) 회오리 치는 계곡에 사람은 지나가는데

懸崖置屋牢(현애치옥뢰) 벼랑 끝 암자는 잘도 둘러져 있네

上方重閣晚(상방중각만) 저물녁 산꼭대기 층층 누각에 오르니

百里見秋毫(백리견추호) 백리 밖 새들의 깃털도 보이는구나 (번역 한상철)

 

山寺(산사); 중국 秦州(진주) 麥積山(맥적산) 瑞應寺(서응사)

細路(세로); 등산로의 좁은 길

麝香(사향); 사향노루, 또는 그 것이 뿜어내는 냄새()

石竹(석죽); 패랭이꽃, 대나무과 식물. 여기서는 돌과 대나무로 보는 게 적절하다.

金桃(금도); 黃桃(황도), 복숭아

亂水(난수); 물살이 센 산 속 계곡물

懸崖置屋(현애치옥); 麥積山(맥적산) 산벼랑에 지어놓은 여러 암자들

上方(상방); 方丈(방장)이 사는 산꼭대기

秋毫(추호); 가을철에 생겨나는 새들의 깃털

 

* 감상; 두보 나이 47세인 759, 하급관리직도 내팽겨치고 산길을 헤매다 지었다는 시다. 전란 통에(당 현종과 양귀비, 안녹산의 난 등, 755~763) 중들도 전장에 끌려가거나, 도망치고 없다. 山寺(산사)에 해가 질 무렵 산꼭대기에는 늙은 방장만 남아 절간을 지키는데, 산 위에서 바라보니, 세상 돌아가는 꼴이 우습게 보인다. 진귀한 麝香(사향) 때문에 잡혀 죽는 노루와, 말을 흉내 낼 줄 아는 귀여움으로 갇힌 앵무새 등. 亂水(난수, 휘몰아치는 물결)懸崖(현애, 낭떠러지)에서 몸부림 치다 가는 사람들과, 탐욕으로 일그러진 세속을, 절간의 중들도 피해 갈 수 없나 보다. 배고프고 외로운 시인의 한숨소리와 세상사가 뒤범벅되어 있다.

* 출처; 2022. 11. 26 한시, 세월, 역사와 자연 밴드 江雪에서 인용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