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사진

산 소리가 맑은 숲-금병산 자락길

한상철 2023. 6. 10. 10:02

새 소리, 계류 소리, 바람 소리가 맑은 6월의 금병산 자락 실레마을길.

뻐꾸기 소리 아련하고, 뭉게구름은 솜처럼 펴오른다. 앞으로 이렇게 아름다운 자연을 얼마나 더 볼 수 있을지...

2023. 6. 9(금). 맑고 덥다. 10:00~ 김기오 학형, 박동렬 형과 셋이서 전철제 7호선 상봉역 경춘선 플렛폼에 모여 김유정역(옛 신남역)으로 향하다. 10:07 출발이 철도노동조합 태업(怠業, 사보타주)으로 약 10여 분 지체된다. 다음 출발 예정 시각은 10; 32분이다. 평일이라, 자리는 여유가 있다. 11;35 경 내려 실레마을길을 걷는다. 말하자면 금병산 자락길을 걷는 셈이다. 이 산은 20 여년 만에 다시 찾아 감회가 새롭다. 마을과 길, 개울이 많이 변했다. 숲은 시원하고, 밤꽃은 지천으로 피어있다. 간식과 커피를 마시며 세 번 쉰다. 낮게 깔린 산딸기가 새치름하게 익어가며, 어제 비가 온 덕에 계곡은 한결 물이 맑다. 풍성한 개다래 잎색이 사이사이로 하얗게 두드러진다. 숲길 요소마다 김유정 소설의 등장인물을 소개판에 간략히 쓰두었다. 2:30 경 역 정면 앞, 박 형이 잘 아는 '준섭이네닭갈비집'(033-261-7998)에서, 막국수로 점심을 먹고 귀가하다. 약 3시간 소요. 약 10,000보. 분담금 15,000원.

* 김 형이 자기 고종 4촌 여동생이 준, 시음용(試飮用) 조그만 차통을 선물한다.

* 졸작 금병산 산악시조 한 수.

47. 금병산 춘심(春心)

산정기 받은 뒤라 춘색(春色)이 그리워

큰 붓 끄집어내 일필휘지(一筆揮之) 노리든 중

절씨구 음양곽(淫羊藿) 캤으니 원앙금침 어떠리

 

* 금병산(錦屛山 652m); 강원 춘천. 소설가 김유정(金裕貞 1908~1937)의 선대고향 실레마을이 등산로 입구다. 경춘선 '신남역'이 2004년 '김유정역'으로 바뀌었다. 산중턱 등로 옆에 정력에 좋다는 음양곽(삼지구엽초)가 더러 눈에 띈다. 자연산은 귀하니, 마구잡이로 채취하지 않도록... 비단 병풍을 두른 듯 정취 있는 산이다. 지금은 전철역이 개통돼 접근이 쉽다.

* 이 시조가 숨겨 놓은 뜻을 간파하면, 재미있을 게다...

* 졸저 『山中問答』 산악시조 제1집 68면. 153면. 2001. 6. 10 발행. ㈜도서출판 삶과꿈.

 

실레마을 논. 벼가 가지런하다. 모내기 한지 얼마 안된다.

 

제3 쉼터에서. 김 형이 찍음.

 

어제 비가 내린 덕에 수량이 많아진 청류.

 

계류변 우거진 숲. 개다래 덩쿨.

 

귀경 열차 타기 전 역에서 쳐다본 하늘의 뭉게구름. 여름철 뭉게구름이 이 처럼 아름다운 나라는 한국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