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천만재(開天萬載)-하늘이 열려 만년를 이어가다.
2023.10. 3(화). 아침은 흐리고 쌀쌀하다. 한낮은 개이고 덥다. 가을이 깊어간다. 오늘은 개천절 제 4,356 돌이다. 10:00~ 전철 제3호선 경복궁역 3번 출구에 모여, 김기오, 박동렬 형과 인왕산 자락길을 걷는다. 먼저 청운동 세종표구를 들러 부암동 고개로 올라선다. 코스모스 길을 지나 휴게터에서 쉰다. 울긋불긋 꽃들은 하늘대고, 먼 발치에서 우는 귀뚜라미의 선율이 정겹다. 사직동 터널 근처 동네 길로 내려서는 역순(逆順)이다. 정동(貞洞) 프란치스꼬 교회 앞 장수회관(02-755-6622)에서 샤브샤브로 점심을 먹다. 다들 기분이 좋아 모처럼 소주 2병을 마신다. 약 2:30. 약, 9,000보. 더치페이 13,000원. 이후 일정.
1. 덕수궁 돈덕전(惇德殿) 관람-고종 임금이 외교사절을 접견하든 곳이다. 돈덕이란, "덕이 높은 사람을 돈독하게 대한다"는 뜻이다. 현판은 해서의 제1인자인, 당나라 구양순(歐陽詢)의 단아한 글씨를 집자(集字) 했다. 석조전(石造殿) 뒤에 있다. 2023. 9. 25 최종 중건했다.
2. 벗들이 "맥주 한 잔 더 하자"기에, 피맛골 지하 2층 삼경원에 들렀으나, 휴일로 문을 닫았다. 헤어짐.
3. 인사동 시계골목 골드타임에 들러, 등산용 시계(한국산악회) 전지약 보충.
* 졸저 <탐매> 골드타임 김동식 사장에게 서명후 증정.
4. 남인사 놀이 마당(무대)에서, 낯선 무희(舞姬)의 전통 독무(獨舞) 잠시 감상. 우아한 놀림(동작)이 마치 한 마리의 백로가 춤을 추는듯 하다.
* 오늘의 다른 행사; 11;00~원구단(圓邱檀, 또는 阛邱檀 환구단)개천대제 거행. (사) 서울문화사학회 허효연 씨가 동참 요청했으나, 친구들과의 선약으로 불참.
* 어제 10. 2(월)는 한국 노인의 날이다.
* 졸작 풍치시조 한 수-황학정 팔경 중 제8경
제8경. 운대풍광(雲臺楓光)
꽃 시든 풀숲에는 간간이 벌레소리
재담(才談) 푼 암벽 뒤로 백운(白雲)은 용 그리나
명당에 단풍 불 번져 붉게 물든 내 허파
* 조락과 숙살의 계절, 가을은 인생을 성찰케 한다. 이 철은 백색을 상징하고, 장기는 오행 중, 폐에 해당된다. 건조가 시작되므로 호흡기 관리에 유념해야 한다.(필자 주)
* 필운대; 조선 중기의 명신 백사(白沙) 이항복(李恒福 1556~1618)이 살던 곳으로 '필운'은 그의 호이다. 종로구 필운동의 배화여자고등학교 뒤뜰에 큰 암벽이 있는데, 그 왼쪽에 ‘필운대(弼雲臺)’라는 글자가 세로로 크게 새겨져 있다. 가운데에 시문이 음각 되어있으며, 오른쪽에는 가객 박효관(朴孝寬) 등 10명의 인명이 나열되어 있다. 2000년 7월 15일 서울특별시 문화재자료 제9호로 지정되었다. 이 암각문은 1873년 필운의 9대손 귤산(橘山) 이유원(李裕元 1814~1888)이 예서체로 쓴 것이라 전한다.(위키 백과 수정)
我祖舊居後裔尋(아조구거후예심); 조상님 예전 사시던 곳에 후손이 찾아오니
蒼松石壁白雲深(창송석벽백운심); 푸른 소나무와 바위벽에 흰 구름만 깊었구나
遺風不盡百年久(유풍부진백년구); 백년의 오랜 세월이 흘렀건만 유풍(遺風)은 가시지 않아
父老衣冠古亦今(부로의관고역금); 부로(父老)들의 차림새는 예나 지금이나 같아라
癸酉月城李裕元(계유월성이유원) 題白沙先生弼雲臺(제백사선생필운대)
* 필운의 뜻: 1537년 3월 명나라 사신 공용경(龔用卿)이 황태자의 탄생 소식을 알리려고 한양에 들어오자, 중종이 그를 경복궁 경회루에 초대하여 잔치를 베풀었다. 중종은 그 자리에서 북쪽에 솟은 백악산과, 서쪽에 솟은 인왕산을 가리키면서, 새로 이름을 지어 달라고 부탁하였다. 손님에게 산이나 건물 이름을 새로 지어 달라는 것은 최고의 대접이다. 이에 공용경은 경복궁 오른쪽에 있는 인왕산은 ‘필운산’ 이라고 이름 지었다. 이리 지은 까닭을 ‘우필운룡(右弼雲龍)’ 이라고 설명했는데, “운룡(雲龍)은 임금의 상징이다. 인왕산이 임금을 오른쪽에서 돕고 보살핀다”라는 뜻이다.(출처 ‘조선의 중인들’에서 발췌 수정).
* 2017. 2. 19 다음 카페 한국산서회 ‘산과 인생이야기’ 제435번에 ‘인문산행’ 자료로 미리 발표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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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古書硏究》 제35호(2017년) 풍치시조 3제.
* 졸저 『名勝譜』 <한국의 승지 266곳> 27번 황학정8경 시조(188면). 2017. 7. 7 도서출판 수서원 발행.
인왕산 코스모스길. 가운데 김기오, 우 박동렬. 행인이 촬영. 김기오 카톡.
돈덕정 현판. 금니(金泥)로 깨끗이 보수했다.
새하얀 옷(백색은 가을을 상징)을 입고, 우아하게 춤추는(율동) 모습. 줌을 조금 당기다. 필자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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