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명시 감상

暮歸(모귀)/두보(당)-명시 감상 2,310

한상철 2024. 2. 10. 19:44

暮歸(모귀)

-저물녘 돌아오다

​      두보/당

霜黃碧梧白鶴棲(상황벽오백학서) 서리 맞아 누렇게 된 벽오동에 흰 학이 깃들고

城上擊柝複烏啼(성상격탁복오제) 성 위 딱따기 치는 소리는 까마귀 울음과 겹치네

客子入門月皎皎(객자입문월교교) 나그네가 문에 들어서자 달빛은 휘영청 밝고

誰家搗練風淒淒(수가도련풍처처) 어느 집 다듬이질 소리에 바람은 쌀쌀하네

南渡桂水闕舟楫(남도계수궐주즙) 계수를 건너 남으로 가려니 배와 노가 없고

北歸秦川多鼓鼙(북귀진천다고비) 북쪽 진천에 돌아가자니 전쟁의 북소리가 잦네

年過半百不稱意(연과반백부칭의) 나이는 반백을 넘었어도 일이 뜻대로 되지 않아

明日看雲還杖藜(명일간운환장려) 내일 구름을 보려면 또 지팡이에 의지하겠네 (번역 한상철)

* 霜黃碧梧(상황벽오) : 서리가 푸른 벽오동나무를 누렇게 변색시키다. 黃은 동사. 날이 추워지니 벽오동이 누렇게 되었다는 뜻.

* 擊柝(격탁) : (야경을 돌 때 치는) 딱따기를 치다.

* 客子(객자) : 나그네. 두보 자신을 말한다.

* 皎皎(교교) : (달이) 휘영청 밝음.

* 搗練(도련) : 다듬이질을 하다. 練(련)은 흰 비단으로 겨울옷을 준비한다는 의미.

* 淒淒(처처): 쌀쌀하다. 쓸쓸하다.

* 桂水(계수) : 지금의 연강(蓮江),또는 이강(漓江)을 말하며, 모두 광서(廣西)에 있다. 여기서는 상수(湘水)를 말한다.

* 闕舟楫(궐주즙) : 배와 배를 저을 노가 없다. 배를 빌릴 돈이 없다는 의미.

* 진천(秦川) : 섬서성(陝西省)과 감숙성(甘肅省)의 진령(秦嶺) 이북의 평원(平原)지대로, 여기서는 장안(長安)을 의미한다.

* 鼓鼙(고비) : 군대에서 쓰는 작은 북. 전쟁이 그치지 않았음을 말한다.

* 不稱意(부칭의) : 不如意. 뜻대로 되지 않다. 여의찮다.

* 杖藜(장려) : 명아주 뿌리로 만든 지팡이

* 이 시는 전당시(全唐詩)에 실려 있다. 당(唐) 대종(代宗) 대력(大歷) 3년(768) 두보의 57세에 공안(公安:지금의 호북성 공안현)에서 지은 시다. 두보는 '벼슬의 희망'을 끝내 놓을 수 없어, 768년 정월에 기주(夔州)를 떠났는데, 병란으로 인해 길이 막혀, 강릉(江陵), 공안(公安) 등지를 표박(漂泊)하였다. 가을이 끝나갈 무렵 공안(公安)을 거쳐, 세모(歲暮)에 악양(岳陽)에 도착하였다. 이 시는 두보가 공안(公安)에 머물 때 늦가을의 밤 풍경을 묘사하고, 자신의 불행을 한탄하면서, 어디로 가야하는지 근심하며 장안을 그리워하는 모습을 읊은 시다.

[출처] 두보(杜甫) 시 모음 7. 입추후제(立秋後題) 외|작성자 염생이. 네이버블로그 인용.(2023. 4.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