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명시 감상

琴歌(금가)/이기(李頎)/당-명시 감상 2,340

한상철 2024. 4. 30. 15:01

琴歌(금가)

-거문고 노래

       이기(李頎)/당

主人有酒歡今夕(주인유주환금석) 주인은 오늘 저녁 즐기려 술을 준비하고

請奏鳴琴廣陵客(청주명금광릉객) 광릉객에게 거문고 연주를 청하네

月照城頭烏半飛(월조성두오반비) 달은 성 머리를 비추고 까마귀는 나즈막이 나는데

霜淒萬樹風入衣(상처만수풍입의) 서리는 온갖 나무에 처량하고 바람은 옷에 스미네

銅鑪華燭燭增輝(동로화촉촉증휘) 구리 화롯불과 등불은 더욱 빛을 발하는데

初彈淥水後楚妃(초탄록수후초비) 처음은 녹수곡이오 다음이 초비탄이라

一聲已動物皆靜(일성이동물개정) 소리 한번 울리니 이미 만물은 모두 고요하고

四座無言星欲稀(사좌무언성욕희) 좌중(좌우전후)이 말이 없자 별은 드물어지려 하네

淸淮奉使千餘里(청회봉사천여리) 맑은 회수로 명을 받들어 천여 리를 왔건만

敢告雲山從此始(감고운산종차시) 감히 알리네 운산으로 가고픈 맘 여기서 비롯됨을 (번역 한상철)

▶ 廣陵客 : ‘廣陵’은 〈廣陵散〉으로, 琴曲 이름인데 晉나라 嵇康이 잘 탔다고 한다. 《晉書》 〈嵇康傳〉에, “한밤중에 갑자기 ‘古人’이라고 칭하는 한 객이 와서, 혜강과 더불어 음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말하는 바가 정치하고 분명하였다. 거문고를 달라고 하여 연주하고 ‘광릉산’이라고 하였는데, 소리가 매우 뛰어났다. 드디어 혜강에게 전수해 주었다.[夜分忽有客詣之 稱是古人 與康共談音律 辭致淸辯 因索琴彈之 而爲廣陵散 聲調絶倫 遂以授康]”라고 하였다. 이 시에서의 ‘廣陵客’은 琴을 잘 타는 사람을 말한다.

▶ 月照城頭烏半飛 : 曹操의 〈短歌行〉에, “달은 밝고 별은 드문데, 까막까치는 남쪽으로 나네.[月明星希 烏鵲南飛]”라는 구절이 있는데, 나그네가 의탁할 곳 없음을 비유한 것이다. ‘半’은 ‘半空’으로 여기서는 ‘낮게’로 해석하였다.

▶ 淥水 : 琴曲의 이름이다.

▶ 楚妃 : 〈楚妃歎〉을 말한다. 樂府 ‘吟歎曲’의 하나로, 晉나라 石崇의 작품인데, 춘추시대 楚 莊王의 賢妃 樊姬가 왕에게 사냥을 그만둘 것과 賢者의 등용에 대해 간하는 내용이다.

▶ 淸淮 : 淮水를 지칭한다. 李頎는 新鄕縣尉를 지냈는데, 新鄕縣(지금의 河南省 新鄕縣)은 회수와 가깝다.

▶ 雲山 : 세속과 멀리 떨어진 은거처를 의미하는데, 여기서는 이 의미와 더불어 이기의 고향인 四川의 雲山을 지칭한다.

▶ 烘托기법 : 烘托은 烘染에 依托한다는 뜻으로, 달을 그릴 경우 직접 그리지 않고 주위를 어둡게 하여 달을 환하게 나타내는 기법이다.

* 티스토리 탐고루에서 인용 수정.(2023. 11.3)

* 李頎(이기) : 당나라 때 시인. 본적(本籍)은 미상이고, 영양(潁陽) 땅에서 오래 살았다. 개원(開元) 23년(735) 진사가 되고, 신향현위(新鄕縣尉)에 올랐다. 왕유(王維), 왕창령(王昌齡) 등과 교유했다. 천보(天寶)와 개원(開元) 연간에 활동한 사람이다. 관직은 더는 승진하지 못하고, 영양으로 돌아와 은거했다. <전당시(全唐詩)>에 시가 3권으로 편집되어 있다. 정치적으로 뜻을 얻지 못해, 산림에 뭍혀 살았다. 방랑생활을 통해 신선 세계를 동경하며, 단사(丹砂)를 복용했다.(출처 다음카페 이화에 월백하고 이화월헌 2023. 9.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