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명시 감상

江村(강촌 )/두보(당)~어린 아들은-명시 감상 166

한상철 2014. 11. 11. 07:21

江村(강촌)

                                                    두보/당

淸江一曲抱村流(청강일곡포촌류); 맑은 강물 한 굽이 마을 안고 흐르고
長夏江村事事幽(장하강촌사사유); 긴 여름 강마을은 일마다 한가롭네 

自去自來梁上燕(자거자래양상연); 절로 갔다 절로 오는 것은 대들보 위 제비요 

相親相近水中鷗(상친상근수중구); 서로 친하고 서로 가까운 건 물 가운데 갈매기라

老妻畵紙爲碁局(노처화지위기국); 늙은 아내는 종이 위에 장기판 그리며     
稚子鼓針作釣鉤(치자고침작조구); 어린 아들은 바늘 두드려 낚시고리 만드네

多病所須唯藥物(다병소수유약물); 병이 많아 얻고자 하는 것 오직 약물 뿐이니 

微軀此外更何求(미구차외경하구); 미천한 몸이 이 밖에 다시 무엇을 구하리오

 

* 감상; 칠언율시로 두보가 49세 되던 해에, 성도(成都) 완화계(浣花溪)에서 초당을 짓고 살 때 지은 작품이다.

수련(제 1,2구), 함련(제 3,4구), 경련(제 5,6구)에서는 여름날 강촌의 한가하고 정겨운 풍경이 그려져 있다.

맑은 강이 마을을 안아 흐르고, 제비와 갈매기가 난다. 아내는 종이에다 장기판을 그리며, 아들은 고기 잡을 낚시를 만들고 있다.

미련(제 7,8구)에서는 병을 다스릴 약만 있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는 여유를 보이고 있다. 적절한 대구(對句)가 이 작품의 묘미를 더해 준다.

특히 겉으로는 평화롭게 보여도, 속으로 어지럽기만 한 삶을 질박하게 갈파한 경련(頸聯)은, 두보의 시재(詩才)가 한층 돋보이는 대목이다.

 

* 쉽게 씃는데도 은은하고 깊이가 있다. 시상이 물흐르듯 자연스레 흐른다... 

평측법에 얽매여, 상용한자를 벗어나 어려운 글자만 골라 '퍼즐 놀이' 하듯 꿰맞추는, 우리나라 한시작가들에게 시사하는 바 크다.

 

 

 

* 창포원 연못에 잠긴 도봉산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