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수필 평론

분강 이유걸 시집, 산문집 발문(跋文)

한상철 2016. 5. 7. 06:12

분강(汾江) 이유걸(李裕杰) 시집, 산문집 발문(跋文) 2016. 2. 13 작성

 

초목도 존엄이 있다! (시집)

서달산 (산문집)

 

시인 이유걸(李裕杰)은 선비의 고장 경북 안동에서 태어났다. 조선 연산군 중종 때의 학자이자, 문신인 농암(聾巖) 이현보(李賢輔) 선생의 후손으로, 증조부는 독립애국지사였다. 면장을 지낸 유학자인 부친 슬하 53녀 중 3남인데, 백씨(伯氏)가 서울특별시 송파구청장을 역임한, 전통 있는 가문 출신이다. 아호(雅號)는 분강(汾江)으로 낙동강 지류인 수려한 고향의 강 이름에서 따왔다. 지방 명문인 안동중학교와 대구상고를 졸업하고, 1967년 국민은행에 들어왔으니, 학교와 직장 모두 발문자의 2년 후배인 셈이다. 그가 1995은행원의 꽃이라 부르는 지점장으로 첫 발령을 받은 곳이 경북 구미 형곡동이다. 당시 비()는 구미지점장이기에 직장 선후배를 떠나, 외로운 객지에서 서로를 달래며 친밀하게 지냈다. 그 후 서울시내 여러 점포장을 거쳐, 37년을 근속한 금융전문가이다. 성실 근면해 가정에서도 신망이 두텁다.

 

산을 좋아해서인지 성품이 부드러워 대인관계가 원만하고, 지금까지도 호형호제하는 가까운 사이로 지낸다. 시인이 퇴직 후는 젊었을 때부터 배워온 서예를 틈틈이 익히며, 문학에도 관심을 기울이든 중, 2014년 비의 권유로 격월간지 동방문학통권 제69(발행인 이시환)로 등단하면서 부터 느지막하게 문인으로서의 자질을 발휘하기 시작한다. 예전부터 꼼꼼히 기록해 모아둔 시 약 320, 콩트를 포함한 산문 약 250편을 이번에 두 권으로 나누어 상재(上梓)한다.

 

대부분 산과 인간관계를 소재로 했다. 전문 문필가가 아니기에 문장이 유려하지는 않지만, 느낀 그대로를 담담하게 묘사함으로서 수수함이 돋보인다. 선현(先賢)은 대교약졸(大巧若拙)이라 했다. 특별한 기교나 미사여구(美辭麗句) 없이 쓴 글이, 오히려 잔잔한 감동으로 다가와, 그의 일상에 대한 열정을 엿볼 수 있다. 시인은 처음 육필출판을 희망했으나, 초고가 붓 혹은 펜글씨가 아님 점, 독서의 시각적 효과 등을 고려해 보통 인쇄로 바꾸었다.

 

이 글은 일반적인 평설이나 해설문이 아닌 까닭에, 본문의 시는 일체 인용하지 않기로 한다. 한 아마추어 작가의 자연관 인생관이, 무섭게 변하는 현대인에게 향수를 달래주고, 한편 찌든 삶에 여운을 남겨주는 일말의 매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내년이면 고희가 되는, 그의 최초이자 필생의 작품집이기에, 시인 자신이 더 애착을 가질 것이다. 어쩌면 마지막 문집이 될지도 모를 옥고(玉稿)에 찬사를 보내며, 발문을 끝맺는다.

 

2016년 (丙申) 孟春

불녕(不佞) 韓相哲 謹識

淸州 韓家 () 한국한시협회 회원 () 한국문인협회 회원 () 한국시조시인협회 회원.

() 대한산악연맹 서울특별시연맹 이사 역임.

저서; 산악시조집 山中問答, 4. 한시집 北窓.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