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명문 감상

樂志論(락지론)/중장통(후한)-명문 감상 33

한상철 2019. 9. 1. 15:54

樂志論(락지론)

-즐겁게 사는 법을 논함


                                     중장통(仲長統)/후한

使居有良田廣宅(사거유양전광택): 내가 사는 곳을 좇아 좋은 밭과 넓은 집이 있어
背山臨流(배산임류): 산을 등지고 냇물이 앞으로 흐른다.
溝池環匝(구지환잡): 도랑과 연못이 빙둘러 있으며
竹木周布(죽목주포): 대와 나무들도 둘레를 싸고 있다.
場圃築前(장포축전): 마당과 채소밭이 앞에 있고
果園樹後(과원수후): 과일나무들이 뒤에 심어져 있다.
舟車足以代步涉之難(주차족이대보섭지난): 배나 수레로 걷거나 건너는 어려움을 충분히 대신하고
使令足以息四體之役(사령족이식사체지역): 사령(심부름꾼)이 있어 몸으로 하는 수고를 족하게 떼워 준다. 
養親有兼珍之膳(양친유겸진지선): 부모님을 봉양함에는 맛있는 음식이 있고
妻孥無苦身之勞(처노무고신지로): 처와 자식에게는 몸을 괴롭히는 수고가 전혀 없도다.  (10)
良朋萃止則陳酒肴以娛之(양붕췌지칙진주효이오지): 좋은 친구들이 모여와 머물면 술과 안주를 차려서 즐기며
嘉時吉日則烹羔豚以奉之(가시길일칙팽고돈이봉지): 아름다운 때 길한 날이면 양과 돼지를 삶아 받든다.
躕躇畦苑(주저휴원): 밭이랑이나 동산을 거닐면서
遊戱平林(유희평림): 평지의 숲에서 즐긴다.
濯淸水(탁청수): 맑은 물에 몸을 씻고
追凉風(추량풍): 시원한 바람을 따라간다.
釣游鯉(조유리): 물에 헤엄치는 잉어를 낚시질하며
弋高鴻(익고홍): 높이 날아가는 기러기를 화살로 잡는다.
諷於舞雩之下(풍어무우지하): 기우제 제단 아래에서 바람을 쐬며
詠歸高堂之上(영귀고당지상): 시가를 읊으며 내집 위로 돌아온다.  (20)
安神閨房(안신규방): 안방에서 정신을 평안히 해
思老氏之玄虛(사노씨지현허): 노장사상의 현묘함을 생각해보고
呼吸精和(호흡정화): 정기의 조화로움을 호흡하여
求至人之彷彿(구지인지방불): 지인과 같아지기를 구한다.
與達者數子(여달자수자): 통달한 몇몇 사람과
論道講書(논도강서): 도를 논하고 책을 강술하며
俯仰二儀(부앙이의): 땅과 하늘을 내려보고 올려보며
錯綜人物(착종인물): 고금의 인물을 종합하여 평가한다.
彈南風之雅操(탄남풍지아조): 남풍의 전아한 가락을 거문고로 퉁기고
發淸商之妙曲(발청상지묘곡): 청상곡(맑은 곡조)의 미묘한 가락을 노래한다. (30)
逍遙一世之上(소요일세지상): 세상을 초월한 위에서 놀며
脾睨天地之間(비예천지지간): 천지 사이의 사물을 곁눈질한다.
不受當時之責(불수당시지책): 시대의 책임을 맡지 않고
永保性命之期(영보성명지기): 타고난 목숨의 기간을 영원히 보존한다.
如是則可以凌霄漢(여시칙가이릉소한): 이와 같이 하면 하늘을 넘어서
出宇宙之外矣(출우주지외의): 우주 밖으로 나갈 수 있을 것이니
豈羨夫入帝王之門哉(기선부입제왕지문재): 어찌 제왕의 문으로 들어감을 부러워하겠는가?  (번역 한상철)



* 중장통(仲長統, 180년~220년)중국 후한 말의 정치가로, 는 공리(公理)이며 연주 산양군 고평현(高平縣) 사람이다. 젊을 때부터 학문을 좋아하였으며, 책을 많이 읽었고 기억력과 글 쓰는 능력이 뛰어났다. 20세가 지나고 청주·서주·병주·기주 등을 돌아다니며 학문을 익혔고, 상당에서 만난 상림·무습 등은 중장 통을 높이 평가하였다. 특히 무습은 그가 전한가의·동중서·유향·양웅의 뒤를 이을 재능을 가졌다며 극찬하였다. (위키백과)

* 출처; 고문진보 후집 논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