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명문 감상

漁夫辭(어부사)/굴평(초)-명문 감상 31

한상철 2019. 8. 27. 14:13

漁夫辭(어부사)

-어부의 말씀

                            

                                    굴평(屈平, 기원 전344~277)/楚

                                                    

夫屈原 旣放 游於江潭 行吟澤畔 (부굴원 기방 유어강담 행음택반) 굴원(평)이 이미 쫓겨나 강담에서 노닐고, 못가를 거닐면서 시를 읊조릴 적에

顔色樵悴 形容枯槁 (안색초췌 형용고고) 안색이 초췌하고 몸이 수척해 있었다.


漁父 見而問之曰 子非三閭大夫與 (어부 견이문지왈 자비삼려대부여) 어부가 그를 보고는 물어 말하기를, "그대는 삼려대부가 아닌가?

何故 至於斯 (하고 지어사) 어인 까닭으로 여기까지 이르렇소?"라고 하였다.


屈原曰 擧世皆濁 我獨淸, (굴원왈 거세개탁 아독청) 굴원이 말하기를 "온 세상이 모두 혼탁한데 나만 홀로 깨끗하고,  

衆人皆醉 我獨醒 (중인개취 아독성) 뭇사람들이 모두 취해있는데 나만 홀로 깨어 있으니    (淸 醒은 韻字)

是以見放 (중인개취) 그래서 추방을 당했소이다."


漁父曰 聖人 不凝滯於物 而能與世推移 (어부왈 성인 부응체어물 이능여세추이) 어부가 말하기를 "성인은 사물에 얽매이거나 막히지 않고, 능히 세상을 따라 옮기어 나가니

世人皆濁 何不其泥而揚其波, (세인개탁 하부기니이양기파) 세상 사람들이 모두 혼탁하면 왜 그 진흙을 휘젖고 흙탕물을 일으키지 않으며

衆人皆醉 何不飽其糟而,(중인개취 하부포기조이철기리) 뭇사람들이 모두 취해있으면 왜 그 술 지게미를 먹고, 거른 술을 마시지 않는가? 

何故 深思高擧 自令放爲. (하고 심사고거 자령방위) 무슨 까닭으로 깊은 생각과 고상한 행동으로 스스로추방을 당하셨소?"라 하였다. 

(移 는 운자)


屈原曰 吾聞之, 新沐者 必彈冠 新浴者 必振衣 (굴원왈 오문지, 신목자 필탄관 신욕자 필진의) 굴원이 말하기를 "내 듣기로, 막 머리를 감은 자는 반드시, 冠(관)을 퉁겨서 쓰고, 막 목욕을 한 자는 반드시 옷을  털어 입는다" 하였소이다.

安能以身之 受物之汶汶者乎. (안능이신지 수물지문문자호) 어찌 몸의 반질반질한 곳에 外物(외물)의 얼룩덜룩한 것을 받겠소?

寧赴湘流 葬於江魚之腹中 (녕부상류 장어강어지복중) 차라리 湘江(상강)에 뛰어들어 강 물고기의 배속에서 葬事(장사)를 지낼지언정,

安能以皓皓之白 而蒙世俗之塵埃乎.(안능이호호지백 이몽세속지진애호) 어찌 희디흰 純白(순백)으로, 世俗(세속)의 먼지를 뒤집어 쓴단 말이요?"라고 하니


漁父 莞爾而笑 鼓而去 乃歌曰, (어부 완이이소 고이거 내가왈) 어부가 빙그레 웃고는 노를 두드려 떠나가며, 이에 노래를 불러 말하기를

滄浪之水 淸兮 可以濯吾纓 滄浪之水 濁兮 可以濯吾足, (창랑지수 청혜 가이탁오영 창랑지수 탁혜 가이탁오족) "창랑의 물이 맑으면 내 갓 끈을 씻으리, 창랑의 물 흐리면 내 발을 씻으리" 하고,  (淸 纓 濯 足은 운자)


遂去 不復與言. (수거 부부여언) 마침내 떠나가니, 다시 그와 더불어 말하지 못하였다.


* 출처;고문진보 후집 사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