挽某孺人(만모유인)
-어느 죽은 여인을 애도함
이창기(李昌期/명)
婉娩雍和著令儀(완만옹화저령의) 유순하고 화목하여 아름다운 본을 보였고
如賓相敬世應稀(여빈상경세응희) 손님 대하듯 서로 공경하니 세상에 드문 일이네
遺衣尙有親縫線(유의상유친봉선) 생전에 입던 옷에는 아직 친히 꿰맨 실이 있고
殘綜猶餘手斷機(잔종유여수단기) 쓰던 잉아에는 손수 자른 베틀 실이 남아 있네
零落堂萱霜已悴(영락당훤상이췌) 시든 북당의 원추리는 서리 맞아 파리해지고
蕭條園薤露初晞(소조원해로초희) 스산한 원림의 '염교'에 내린 이슬은 막 말라버렸네
兒孫拜掃蕭坊塚(아손배소소방총) 자손들이 정돈하고 돌보아도 쓸쓸한 동네의 무덤은
梧檟西風葉亂飛(오가서풍엽란비) 오동나무에 가을바람 부니 낙엽이 어지럽게 날리네 (번역 한상철)
- 婉娩: 유순하다. 얌전하다. 온순하고 부드럽다.
- 雍和: 화락하다. 화목하다.
- 令儀: 아름다운 본보기(거동, 법도, 모습).
- 如賓相敬: 相敬如賓. 부부는 가장 친밀한 사이지만 손님 대하듯 서로 공경함을 이르는 말이다. `거안제미`(擧案齊眉)의 고사와 함께 부부애의 표상으로 회자된다.☞ http://blog.daum.net/songchen/8320043참조. 춘추시대 노(魯)나라 극결(郤缺), 일명 기결(冀缺)의 부부가 서로 손님 대하듯 공경한데서 유래한 말이다. ≪좌전(左傳)≫ <희공33년(僖公三十三年)>에 관련 고사(故事)가 전한다.
- 遺衣: 죽은 사람이 생전에 입던 저고리와 적삼.
- 綜: 잉아(베틀의 굵은 실). * 바디: 베틀, 가마니틀, 방직기 따위에 딸린 기구의 하나.
- 斷機: 짜고 있던 베틀의 실을 끊음.
- 薤(해): 염교(백합과의 여러 해 살이 풀). * 해로(薤露); 호리(蒿里)와 더불어 한대의 만가(輓歌). 인생은 염교 앞에 맺힌 이슬처럼 덧없음을 노래한 것. 귀인의 상여를 맨 상두꾼이 부르던 노래.
- 兒孫: 자손(子孫).
- 拜掃: 조상의 묘소를 깨끗이 정돈하고 돌봄.
- 梧檟: 오동나무와 개오동나무.
* 다음블로그 청경우독 무하유지향에서 인용 수정.(2020. 10. 29)
* 생전에 부부간에 서로 공경하고 열심히 살았으나, 죽으 뒤는 그 삶조차도 허무함을 노래한, 보기 드문 명시다.(역자 주)
* 근현대 중국화가 등분 ( 鄧芬 ) 의 < 상경여빈 ( 相敬如賓 )> (1925 年作 , 設色絹本 , 73×35.5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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