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명시 감상

偶吟(우음)/길재(려말)-명시 감상 1,080

한상철 2021. 3. 21. 06:14

偶吟(우음)

-우연히 읊음

 

   吉再(길재)/려말

竹色春秋堅節義(죽색춘추견절의) 대나무 색은 봄 가을로 절의를 굳게 하고

溪流日夜洗貪婪(계류일야세탐람) 밤낮으로 흐르는 시냇물은 탐욕을 씻어 주네

心源瑩靜無塵態(심원형정무진태) 마음의 근원이 밝고 고요해 티끌 모양도 없어

從此方知道味甘(종차방지도미감) 이로부터 바야흐르 알겠네 도리의 단맛을 (번역 한상철)

 

節義(절의) : 節槪(절개)와 義理(의리), 義節(의절).

溪流(계류) : 산골짜기를 흐르는 시냇물.

貪婪(탐람) : 貪饕(탐도), 음식이나 재물을 탐냄. 마시고 먹는 것을 程度(정도)에 지나치게 하는 것.

 

五更殘月窓前白(오경잔월창전백) 새벽의 희미한 달빛에 창 앞이 밝고

十里松風枕上淸(십리송풍침상청) 십리 부는 소나무 바람에 잠자리가 맑네

富貴多勞貧賤苦(부귀다로빈천고) 부귀함은 많이 힘들고 빈천은 고달프니

隱居滋味與誰評(은거자미여수평) 숨어 사는 재미를 누구와 더불어 평해 볼까 (번역 한상철)

 

富貴(부귀) : 재산이 넉넉하고 지위가 높음.

貧賤(빈천) : 가난하고 천함.

滋味(자미) : 滋養分(자양분)이 많고 좋은 맛, 그런 음식.

 

* 위 시는 韓國寺刹全書(한국사찰전서)와, 東國輿地勝覽(동국여지승람) 29에는 大穴寺(대혈사) 寺刹 題詠(사찰 제영)으로 수록되어 있다. 독자, 혹은 시를 평하는 사람의 관점에 따라, 예사롭지 않은 뉘앙스를 풍기는 儒家(유가)의 명작으로 평가한다.

* 출처; 冶隱集(야은집) 冶隱先生言行拾遺卷上(야은선생언행습유상권) 先生遺詩(선생유시).

* 다음블로그 돌지둥에서 인용 수정함.(2021. 3. 20 춘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