讀林逋魏野二處士詩(독림포위야이처사시)
-임포와 위야 두 처사의 시를 읽다
육유(陸游/南宋)
君復仲先眞隱淪(군복중선진은륜) 임포와 위야는 진정한 은둔지사로
筆端亦自斡千鈞(필단역자알천균) 필봉 또한 절로 천균을 맴도네
閑中一句終難道(한중일구종난도) 한가한 중에도 끝내 한 구절 말하기 어려운데
何況市朝名利人(하황시조명리인) 하물며 때와 장소를 가리지 못하는 사람에게랴
- 君復: 북송(北宋) 때의 은사(隱士) 임포(林逋)의 자(字). 시호(諡號)는 화정(和靖). 절강(浙江)성 항주(杭州) 서호(西湖) 고산(孤山)에서 매화(梅花)를 아내, 학(鶴)을 자식 삼아(梅妻鶴子) 은거했다.
- 仲先: 북송(北宋) 때의 정치가이자 시인인 위야(魏野, 寇準)의 字. 號는 초당거사(草堂居士). 진종(眞宗) 때 재상을 지냈다. 거란의 침입 때 공을 세워 내국공(萊國公)에 봉해졌고, 사람들은 그를 구래공(寇萊公)이라 불렀다.
- 隱淪: 세상을 피하여 숨음(隱遁) 또는 그런 사람(隱士). - 筆端: 붓끝. 써 내려가는 기세(筆鋒)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 千鈞: 매우 무거운 무게 또는 그런 물건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鈞은 예전의 무게 단위. 1鈞은 30근이었다.
- 何況: 더군다나, 하물며.
- 市朝名利: "저자에서 명성을, 조정에서 이익을 다툰다"는 뜻으로 때와 장소가 맞지 않게 처신함을 뜻하는 표현이다. 흔히 "명성(名聲)은 조정(朝廷)에서, 이익은 저자(市場)에서 다툰다"는 뜻으로 朝名市利라는 말을 쓴다. 무슨 일이든 상황이나 장소에 맞게 행동하라는 말이다. "한 가지 일로써 두 가지 이익을 얻는다"는 일거양득(一擧兩得)ㆍ일전쌍조(一箭雙鳥)의 의미로도 쓴다. 진(秦)나라 혜문왕(惠文王) 때(BC 317) 재상 장의(張儀)와 중신 사마조(司馬錯)가 어전에서 격론을 벌였다. 張儀는 `중원으로의 진출이야말로 조명시리(朝名市利)에 부합하는 패업(霸業)`이라며, 秦나라의 중원출병을 주장했다. 반면 司馬錯는 중원 출병보다 내실을 다지는 것이 먼저라며, 이렇게 진언했다. "신이 듣기로 부국(富國)을 원하는 군주는 먼저 국토를 넓히는데 힘써야 하고, 강병(强兵)을 원하는 군주는 먼저 백성의 부(富)에 힘써야 하며, 패자(覇者)가 되기를 원하는 군주는 먼저 덕(德)을 쌓는데 힘써야 합니다. 이 세 가지 요건이 갖춰지면 패업은 자연히 이루어지는 법입니다. 하오나, 지금 秦나라는 국토도 협소하고 백성들은 빈곤합니다. 따라서 이 두 가지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하려면 먼저 막강한 秦나라의 군사로 촉(蜀) 땅의 오랑캐를 정벌하는 길밖에 달리 좋은 방법이 없는 줄로 압니다. 그러면 국토는 넓어지고 백성들의 재물은 쌓일 것입니다. 이야말로 `일거양득`(一擧兩得)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그러나 지금 천하를 호령하기 위해 천하의 종실(宗室)인 주(周)나라와 동맹을 맺고 있는 한(韓)나라를 침범하면, 韓나라는 제(齊)나라와 조(趙)나라를 통해 초(楚)나라와 위(魏)나라에 구원을 청할 게 분명하며, 더욱이 주나라의 구정(九鼎)은 楚나라로 옮겨질 것입니다. 그때에는 秦나라가 공연히 天子를 위협한다는 악명(惡名)만 얻을 뿐입니다." 惠文王은 司馬錯의 진언을 받아들여 蜀을 정벌하고, 국토를 넓히는데 주력했다. ≪전국책(戰國策)≫ <진책(秦策)>에 전한다.
* 다음블로그 청경우독 해수 경해에서 인용 수정(2021. 8. 20)
* 근현대 중국 서화가 오호범(吳湖帆)의 <독임포위야이처사시(讀林逋魏野二處士詩)> 선면(扇面) (水墨紙本, 18×51cm)
* 청말근대 오관대 ( 吳觀岱 ) 의 < 孤山處士 > ( 設色紙本 , 135×68.5c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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