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명시 감상

覽照(람조)/소순흠(송)-명시 감상 1,925

한상철 2022. 8. 12. 11:36

覽照(람조)

-거울을 보며

 

   소순흠(蘇舜欽,1008∼1048)/송

鐵面蒼髥目有稜(철면창염목유릉) 무쇠 같은 얼굴과 푸른 수염에다 번득이는 눈매는

世間兒女見須驚(세간아녀견수경) 세상 아이들이 이 걸 본다면 기겁할 테지

心曾許國終平虜(심증허국종평로) 이 몸 나라에 바쳐 오랑캐 평정하리라 맘 먹었거늘

命未逢時合退耕(명미봉시합퇴경) 때를 못 만났으니 물러나 농사나 지어야 하리

不稱好文親翰墨(불칭호문친한묵) 문장 좋아한다 할 정도는 못 되어도 붓과 먹을 가까이 했고

自嗟多病足風情(자차다병족풍정) 스스로 병 많음을 탄식해도 마음만은 더없이 풍족했지

一生肝膽如星斗(일생간담여성두) 한평생 내 심지(간담)는 북두성처럼 반짝이건만

嗟爾頑銅豈見明(차이완동기견명) 아! 녹슨 청동거울에야 그것이 어찌 밝게 비치리오 


* "문장을 좋아한다고 할 정도는 못 된다"는 겸양과 달리. 소순흠은 북송 시문 혁신을 주도한 인물. 문호 구양수(歐陽脩)가 "나이는 나보다 어려도. 문장 학습에서는 내가 오히려 뒤진다"라고 칭송했을 정도다.(이준식 성균관대 명예교수 해설)
* 다음카페  201family 이영일 님에서 인용 수정.(2022. 8.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