書壁(서벽)/보운종진(송)-명시 감상 1,926

書壁(서벽)-題雲居寺壁(제운거사벽)

-벽에 쓰다

 

         步韻宗振(보운종진/宋)

住在千峰最上層(주재천봉최상층) 뭇 봉우리 가장 높은 곳에서 살아왔는데

年將耳順任騰騰(년장이순임등등) 이제 예순에 이르러 자유롭고 걸림이 없네

免教名字掛人齒(면교명자괘인치) 이름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림을 벗어나니

甘作今朝百拙僧(감작금조백졸승) 오늘 아침 백졸 수좌 노릇을 달게 여기네

 

☞ 步韻宗振(보운종진/宋), <書壁(서벽)>/<題雲居寺壁(제운거사벽)> 

- 步韻宗振: 선종(禪宗) 제7대 조사인 남악회양(南岳懷讓)의 15세 손으로 원오극근(圜悟克勤) 선사의 법사(法嗣). 강서(江西)성 건창(建昌) 운거산(雲居山) 운거사(雲居寺)에 머물렀다. 

- 千峰: 雲居山의 여러 봉우리. 주봉(主峰)은 오뇌봉(五腦峰) 일명 오로봉(五老峰)으로 해발 1143m. 

- 耳順: 나이 60세. 60 갑자를 한 바퀴 돌아 낳은 해의 간지(干支)가 돌아왔다 하여 환력(還曆)이라고도 한다. 

- 任騰騰: 임운등등(任運騰騰)ㆍ등등임운(騰騰任運). 흘러감에 편안히 내맡기다. 

- 名字: 널리 알려진 이름. 세상에 소문난 평판. 

- 人齒: 사람들의 입(人口). 

- 百拙: `온갖 일에 멍청(愚鈍)하다`는 뜻. 송대 임제종(臨濟宗) 양기파(楊岐派) 승려 선등(善登)의 호(號). 

응암담화(應庵曇華) 선사의 법을 이었으며, 구주(衢州, 현재 廣東성 廣州) 광효사(光孝寺)에 머물렀다. 

- 免教名字掛人齒  甘作今朝百拙僧: ≪오등회원(五燈會元)≫ (卷一九)에 나온다. 

◇  왕희지 ( 王羲之 / 東晉 ,  十七帖 ) 와 축지산 ( 祝枝山 / 明 ,  前赤壁賦 ㆍ 滕王閣序幷詩 ) 의 초서 ( 草書 ) < 喜 >

참고로 나이를 지칭하는 용어(別稱/異稱)와 그 풀이를 보면 아래와 같다. 

15세는 학문에 뜻을 두는 나이라 하여 지학(志學). 성동(成童). 

20세는 관례(冠禮)를 올려 관을 쓰게 된다 하여 약관(弱冠). 여자는 `꽃다운 나이`라 하여 방년(芳年). 

30세는 마음이 확고하게 도덕 위에 서서 움직이지 않는다 하여 이립(而立). 

40세는 판단을 흐리게 하는 일이 없다 하여 불혹(不惑). 

50세는 하늘의 명(天命)을 깨닫게 되었다 하여 지천명(知天命/知命). 

60세는 듣는 귀가 순해진다 하여 이순(耳順). 

70세는 내키는 대로 해도 법도에 어긋나지 않았다 하여 종심(從心). 

≪논어(論語)≫ <위정편(爲政篇)>에 나온다. 

`일흔까지 산다는 것은 예부터 드문 일`이라 하여 고희(古稀)라고도 한다.

☞ https://blog.daum.net/songchen/2804670 참조. 

80세는 산수(傘壽). 傘의 속자(俗字) 仐을 파자(破字)하면 80이 된다. 

90세는 졸수(卒壽). 卒자의 속자 卆을 파자하면 90이 된다. 

100세는 상수(上壽). 하늘이 내린 나이라는 뜻이다. 

77세는 희수(喜壽). 喜를 초서체(草書體)로 쓰면 七十七을 세로로 써놓은 것과 비슷하게 보인다. 

88세는 미수(米壽). 米자를 파자하면 八十八을 합자(合字)한 모양이 된다. 

99세는 백수(白壽). 白에 하나(一)를 더하면(＋) 百(100)이 된다. 

이 밖에 48세를 일컬어 상년(桑年)이라 한다. 

桑의 속자 桒을 파자하면 `十자 4개 밑에 八자`가 되니 48이 된다. 

이와 함께 71세는 망팔(望八), 81세는 망구(望九), 91세는 망백(望百)이라 한다. 

각각 80, 90, 100세를 바라보는 나이라는 뜻이다. 

할머니를 낮추어 이르는 `할망구`라는 표현은 望九에서 유래한 말일까?

* 다음블로그 청경우독 해수 경해에서 인용 수정.(2022. 8. 12)

 

 * 청대 ( 淸代 )  대희 ( 戴熙 ) 의  < 운거도 ( 雲居圖 )>  (1848 年作 ,  紙本 , 126.5×40c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