告齒六言戱用成語(고치륙언희용성어)-(七首其四)
宋琬(송완/明末淸初)
吉語脣亡齒寒(길어순망치한) 좋은 소식은 순망치한이고
老態捉襟露肘(로태착금로주) 늙은이의 처지는 착금노주라네
飮食鮮能知味(음식선능지미) 먹고 마시지만 맛을 아는 이 드문데
太息微君之故(태식미군지고) 임금님 때문이 아니지만 한숨 쉬네
☞ 宋琬(송완/明末淸初), <告齒六言戱用成語(고치륙언희용성어)> (七首其四)
- 吉語: 좋은 소식.
- 脣亡齒寒: "입술을 잃으면 이가 시리다"는 뜻. 가까운 사이의 한쪽이 망하면 다른 한쪽도 그 영향을 받아 온전하기 어려움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서로 도우며 떨어질 수 없는 밀접한 관계, 또는 서로 도움으로써 성립되는 관계를 비유한 표현이기도 하다. 춘추오패(春秋五覇)의 한 사람인 진문공(晉文公)의 아버지 헌공(獻公)이 괵(虢)과 우(虞) 두 나라를 공략하기로 했다. 먼저 虢나라를 치기로 결심한 獻公은 虞나라 우공(愚公)에게 길을 빌려주면 많은 재보를 주겠다고 제의했다. 愚公이 이 제의를 수락하려 하자, 중신인 궁지기(宮之奇)가 극구 만류했다. "옛 속담에 덧방나무와 수레는 서로 의지하고(輔車相依), 입술이 없어지면 이가 시리다(脣亡齒寒)란 말이 있사온데, 이는 곧 虢과 虞를 두고 한 말이라 생각되옵니다. 그런 사이인 虢나라를 치려는 晉나라에 길을 빌려 준다는 것은 언어도단(言語道斷)이옵니다." 그러나 재보에 눈이 먼 愚公은 결국 晉나라에 길을 내주고 말았다. 그러자 宮之奇는 화가 미칠 것을 두려워하여 일가권속(一家眷屬)을 이끌고 虞나라를 떠나버렸다. 그 해 12월 虢나라를 멸하고 돌아오던 晉나라 군사는 宮之奇의 예측대로 단숨에 虞나라를 공격해 愚公을 포로로 잡아가 버렸다.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 <희공오년조(僖公五年條)>에 나온다.
- 老態: 늙은이의 태도나 입장.
- 捉襟露肘: 착금현주(捉襟見肘). "옷깃을 여미면 팔꿈치가 드러난다"는 뜻으로, 남루한 옷차림새나 생활형편이 몹시 곤궁한 처지를 비유한 말이다. 증자(曾子)가 위(衛)나라에 살고 있을 때 매우 빈한(貧寒)하였다. 사흘 동안 밥을 짓지 못하는 일이 흔하였고, 10년 동안이나 옷을 지어 입지 못하였다. 머리에 관을 바로 쓰려고 하면 끈이 떨어졌고, 옷깃을 여미려고 하면 팔꿈치가 보이고, 신을 신으면 뒤축이 터졌다(正冠而纓絶 捉襟而肘見 納履而踵決)고 한다. ≪장자(莊子)≫ <양왕(讓王)>에 나온다.
- 飮食鮮能知味: ≪중용(中庸)≫에 `人莫不飮食也 鮮能知味也`(인막불음식야, 선능지미야)이라는 말이 나온다. "사람이 먹고 마시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그 맛을 아는 이가 드물다"는 뜻이다.
- 太息: 한숨(쉬다). 탄식(하다). 숨을 모두어 길게 쉬는 것. 내쉬는 숨을 위주로 한 심호흡.
- 微君之故: 임금 때문이 아니다. 여기서 微는 ∼이 아니다(非), ∼없다고 한다면.
* 다음블로그 청경우독 완이락지에서 인용 수정.(2022. 8. 24)
* 근현대 중국화가 당운 ( 唐雲 ) 의 < 지미도 ( 知味圖 )> 성선 ( 成扇 ) (1999 年作 , 設色紙本 , 18×49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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