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명시 감상

雜事偶題(잡사우제)/이학규(조선)-명시 감상 2,054

한상철 2022. 11. 6. 16:28

雜事偶題(잡사우제)

-잡다한 일을 두고서

 

       李學逵(이학규)/조선

春來作事摠生涯(춘래잡사총생애) 봄이 오니 하는 일마다 생계가 달린 것이라

水種香秔岸種麻(수종향갱안종마) 무논에 벼를 심고 언덕에 삼을 심네

自與翦除穿檻竹(자여전제천함죽) 몸소 난간 앞을 가리는 대나무를 베어내고

別敎培養縋籬瓜(별교배양추리과) 따로 울타리에 오이를 심어 넝쿨을 올리네

樵兒去處脣吹葉(초아거처순취엽) 나무 하는 아이는 입술로 풀피리 불며 가는데

菜女歸時鬢有花(채녀귀시빈유화) 나물 캐는 처녀는 머리에 꽃을 꽂고 돌아오네

不是此間料理過(부시차간료리과) 이러한 일에 마음이 쏠리지 않는다면

晩秊那得住田家(만년나득주전가) 만년에 어찌 전원에 머물 수 있으리오  (번역 한상철)

 

* 이학규(1770~1835); 조선후기 『낙하생전집』, 『인수옥집』 등을 저술한 문인. 본관은 평창(平昌). 자는 성수(醒叟, 惺叟), 호는 낙하생(洛下生) 또는 낙하(洛下). 서울 출생이며, 세거지는 인천 근교의 소래산이다. 아버지는 이응훈(李應薰)이고, 어머니는 여주 이씨(驪州李氏)로, 진사 이용휴(李用休)의 딸이다. 부인은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가문인 나주 정씨(羅州丁氏)이다. 아버지는 이학규가 태어나기 5개월 전에, 22세의 나이로 요절했다.

* 19세기 전반에 김해에서 20년 이상 유배 생활을 하며, 시골 노인으로 산 그가 아름다운 봄날 풍경을 노래한 시다.

* 다음카페 한시 속으로에서 인용 수정.(2022. 11.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