菘(숭)
-배추
서거정/조선
生菘靑間白(생숭천간백) 청색 속에 백색이 서린 싱싱한 배추를
一一飣春盤(일일정춘반) 하나하나 봄 쟁반에 수북하게 담아놓았네
細嚼鳴牙頰(세작명아협) 자근자근 씹으면 입에서 아삭아삭 소리 나니
能消養肺肝(능소양폐간) 소화를 잘 시켜 폐와 간을 잘 기르네
誰知能當肉(수지능당육) 고기와 맞먹는 것을 누가 알아주겠나 마는
亦足勸可餐(역족권가찬) 밥을 많이 먹게 권할 만하기에는 충분하다네
周郞先得我(주랑선득아) 주옹이 내 마음을 먼저 알았으니
歸去亦非難(귀거역비난) 귀거래(돌아감) 역시 어려운 일이 아니라네 (번역 한상철)
* 周郞(주랑) : 남제(南齊) 때의 은사 주옹(周顒)을 가리킨다. 주랑전(周郞傳)에 의하면, 문덕태자(文德太子)가 일찍이 주옹에게 채식(菜食) 중에 어떤 나물의 맛이 가장 좋더냐고 묻자, 주옹이 대답하기를 “초봄의 이른 부추나물과 늦가을의 늦배추였습니다.〔春初早韭 秋末晩菘〕”라고 했던 데서 온 말이다.
* 다음카페 한시 속으로에서 인용 수정(2022. 1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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