讀史(독사)
-역사를 읽고
왕안석/송
自古功名亦苦辛(자고공명역고신) 예로부터 공명이란 온갖 고초의 소산이거늘
行藏終欲付何人(행장종욕부하인) 모든 행동 거취의 판단은 도대체 누구에게 부탁해야 할까
當時黮闇猶承誤(당시담암유승오) 그 당시 불분명한 이유로 오해를 받았는데
末俗紛紜更亂眞(말속분운갱난진) 속된 무리들은갖은 억측으로 진실을 더욱 어지럽히네
糟粕所傳非粹美(조박소전비수미) 많은 전적에 전해지는 내용들은 순수하지도 미덥지도 않고
丹靑難寫是精神(단청난사시정신) 사가의 필법으로도 올곧은 정신은 그려내기 어려웠네
區區豈盡高賢意(구구개진고현의) 구차한 몇 줄로 어찌 고결한 현인의 뜻을 담을 수 있으리오
獨守千秋紙上塵(독수천추지상진) 홀로 지키는 것은 천년 이래 종이 위의 먼지 뿐이네
行藏: 用之則行 舍之則藏에서 유래. '등용되면 세상에 도를 행하고, 버림 받으면, 이 도를 내 몸에 간직한다'에서, 여기서는 사람의 거취나 행위를 말한다.(論語 述而篇)
黮暗: 명확하지 않고 불분명하다는 뜻.
末俗: 일반 사람들의 습속.
糟粕: 술지게미, 쓸데 없는 것, 여기서는 典籍을 말한다.
丹靑: 丹冊과 靑史 즉 歷史書.
* 감상; 자신의 이상을 추구하는 현실 정치에서의 '좌절감과 울분' 그리고, '배신감', 자신이 추구했던 신법이 제대로 이해되지 못하여 오해를 불러 일으키고, 먼 뒷날 자신에 대한 역사적 평가도 기대할 수 없는 시인의 심정. 이 때문에 홀로 종이 위에 밀폐 되어 있는 먼지를 지킬 뿐이라는, 그의 실의와 고독이 절절히 묻어 나는 시다.
* 왕안석(王安石, 宋 1021~1086); 宋 神宗 때 재상이 되어 정치를 개혁하고자 제정한 법률인 청묘법, 보갑법, 수리법, 균수법, 보마법, 방전법, 균세법 등을 새로 만들어 부국강병을 실천하고자 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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