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사진

구름은 모이다 흩어지고-초하 상념

한상철 2023. 5. 26. 07:44

구름은 생멸(生滅)하고, 꽃은 피고 지고, 무정한 세월은 빠르게 흐른다...

2023. 5 . 23(화). 개이고 하오는 약간 덥다. 오늘은 약속이 없어, 집에서 쉬다가 16시경 창포원을 산책하며, 사진을 찍다. 마침 삼각산 인수봉과 수락산 정상에 구름이 모이다 흩어진다. 도봉산은 금방 사라져 찍지 못하다. 여생(餘生)도 이와 같을 진저, 나는 어디로 가는 것일까?

* 졸작 풍치시조 2수.

1. 인수귀운(仁壽歸雲)-삼각산 십경 중 제2경

남근이 발기하면 한울님 심란하지

귀두(龜頭) 위 머문 백운 어디서 왔다든고

어진 이 오래 살터니 바위꾼아 집착 마

 

* 한국 암벽등반의 요람 인수봉(804m)은 예부터 부아악(負兒岳)으로 불려, ‘아기를 업은 뫼’로 비유한다. 온조왕이 올랐다는 기록이 보이나(삼국사기 백제본기), 신빙성이 없다. 한편 하늘을 향한 송곳처럼 생겨 늠름한 남근을 상징하기도 한다. 꼭대기에 머문 흰 구름은 암벽가일까? 아니면 백운대 신선일까?

* 필자가 암봉을 처음 오르고 익힌 모산(母山)이기도 하다.

* 졸저 『한국산악시조대전』 부제 산음가 山詠1-306(249면) '삼련화(三蓮花)', 명암명곡열전 2-3(463~464면) ‘불임수술 시킨 바위’ 시조 2수 참조. 2018. 6. 25 도서출판 수서원.

* 졸저 『명승보』 제 22번 삼각산10경 중 제2경 '인수귀운'(159면). 2017. 7. 7 도서출판 수서원 발행.

2. 미륵백운(彌勒白雲)-수락 팔경 중 제4경

 

어느새 하늘가에 미륵이 우뚝 섰네

네모 난 금보관(金寶官) 위 태극기 휘날리고

응시한 양미간(兩眉間)에는 하얀 구름 노니네

 

* ‘미륵’은 수락산의 주봉(主峯, 637m)을 일컫는다. 늘 태극기가 걸려 있다. 행정구역상으로는 서울특별시 노원구 상계동에 속한다.

* 《山書》 제33호 135~139면. 2023. 3. 20. (사) 한국산서회 발행.

 

인수봉 위에 맴도는 구름. 필자 촬영(2023. 5 23). 줌을 당기다.

 

수락산 정상부 위로 흐르는 구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