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명시 감상

李憑箜篌引(이빙공후인)/이하(당)-명시 감상 2,314

한상철 2024. 2. 15. 14:14

李憑箜篌引(이빙공후인)

-이빙이 공후를 타다

       이하(李賀, 790~816)/당

吳絲蜀桐張高秋(오사촉동장고추) 오나라 실과 촉나라 오동으로 만든 거문고로 가을 음률을 펼치니

空山凝雲頹不流(공산응운퇴부류) 빈 산에 뭉친 구름은 멈춰 흐르지 않네

湘娥啼竹素女愁(강아제죽소녀수) 상아(강아)의 울음 소리인가 소녀의 근심인가

李憑中國彈箜篌(이빙중국탄공후) 이빙이 나라(장안)에서 공후를 탄주하네

崑山玉碎鳳凰叫(곤산옥쇄봉황규) 곤륜산 옥이 부서지듯 봉황이 우는 듯

芙蓉泣露香蘭笑(부용읍로향란소) 연꽃은 울어 이슬이 맺히고 향기로운 난도 웃게 하네

十二門前融冷光(십이문전융랭광) 장안의 열두 문 앞에는 차가운 빛이 섞이고

二十三絲動紫皇(이십삼사동자황) 스물 세 줄이 울려 자황을 감동시키네

女媧鍊石補天處(여왜연석보천처) 여왜가 돌을 다듬어 하늘을 메운 곳에

石破天驚逗秋雨(석파천경두추우) 돌이 깨지자 하늘이 놀라 가을비도 멈추네(10)

夢入神山敎神嫗(몽입신산교신구) 꿈속의 신산에 들어 신선 할미를 가르치니

老魚跳波瘦蛟舞(로어도파수교무) 늙은 고기는 물결 위로 뛰고 여윈 교룡도 춤을 추네

吳質不眠倚桂樹(오질부면의계수) 오질은 잠 못 들어 계수나무에 기대는데

露脚斜飛濕寒兎(로각사비습한토) 새벽 이슬은 비껴 날고 찬 달빛이 적시네(14) (독음과 번역 한상철)

* 자황: 도가(道家)에서 말하는 천제(天帝).

* 오질; 원래는 오강(五剛)이 맞다. 전설에 의하면, 오강이 도를 너무 깨쳐 달에 있는 계수나무를 자르는 벌을 받았다. 이 나무는 오백 척이 넘으며, 자르면 또 다시 자라나, "영원히 자르지 못한다" 라고 한다.

* 참으로 몽환적인 선시이다. 감히 넘볼 수 없는 경지에 이른 걸작이다.(한상철 주)

* 이 시는 당(唐)의 시인 이하가 공후의 명인인 '이빙(李憑)의 연주'를 듣고, 환상적인 음률에 감탄하여 씃다. '여왜보천'(女媧補天)의 이야기에서, ‘석파천경’(石破天驚)이 나온다. 제1구 ‘오사촉동(吳絲蜀桐)’은 오나라의 실과, 촉나라의 오동나무로, 거문고를 만드는 가장 좋은 재료다. 상아(湘娥)는 '강아'(江娥) 라고도 하는데, 순(舜)임금의 부인이다. 순이 죽은 후 슬픔을 못 이겨, 그가 흘린 눈물이 대나무에 묻어 얼룩 반점이 되었다는 설화가 있다(죽순은 얼룩 반점으로 덮인 껍질에 싸여 있음). 오질(吳質, 177∼230)은 자(字)가 계중(季重)으로, 삼국시대 위(魏)나라의 저명한 문학가이자, 위나라의 대신이었으며, 조비(曹丕) 및 건안칠자(建安七子)와 가깝게 지내든 사이다.(설명 자료는 고사성어대사전 발췌)

* 한시 풀이는 네이버블로그 노목산인 할비야 참고함.(2023. 11.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