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사진

은일(隱逸)의 묘/반산 한상철

한상철 2024. 3. 27. 13:47

명시, 명문 산책

2024. 3. 27(수) 개임. 기온차 있음. 요 며칠 사이 천기(天氣)가 고르지 않다. 이제 설사가 멈췄다. 밥도 제대로 먹으며, 반주도 곁들인다. 조용히 쉬면서, 옛 글을 감상한다.

1. 청평조사

淸平調詞(제1수)

      이백/당

雲想衣裳花想容 (운상의상화상용) 옷은 구름을 연상하고 얼굴은 꽃이 떠오르는데

春風拂檻露華濃 (춘풍불함로화농) 봄바람은 난간을 떨치고 반짝이는 이슬은 짙네

若非群玉山頭見 (약비군옥산두견) 만약 군옥산 꼭대기서 본 여인이 아니라면

會向瑤臺月下逢 (회향요대월하봉) 필경 요대의 달빛 아래서나 만났을 테지 (번역 한상철)

* 수사법(修辭法)이 목단과 양귀비만큼 현란하다!(한상철 주)

拂檻(불함) : 난간을 스치다.

露華(로화) : 반짝이는(빛나는) 이슬을 말함.

群玉山(군옥산) : 서왕모라는 선녀가 살았다는 산 이름.

會(회) : 반드시...하게 되다.

向(향) : ...에서 (於와 같은 뜻)

瑤臺(요대) : 옥으로 만든 누대. (선녀들이 사는 곳)

* 解說 ; 당나라 현종이 궁전 안에 들여다 심은 모란꽃이 만발하자, 양귀비를 데리고 침향정으로 나가 잔치를 벌였다. "천하의 미인(양귀비)과 명화(모란꽃)가 있는 자리에 음악이 있어야" 한다며, 대시인 이백을 불러 새로운 가사를 짓도록 하였는데, 바로 이 청평조사이다. 이 작품은 석 수 중 한 수이다.(2007. 4. 9 김성숙 해설)

* 티스토리 죽전문향 명시 감상 제135(2014. 4. 18)에서 인용.

2. 적벽회고-詞

赤壁懷古

       소동파/송

大江東去浪淘盡 (대강동거랑도진) 양자강 물은 동으로 물결따라 사라져갔네

千古風流人物 (천고풍류인물) 아득한 옛날을 풍미하던 인물들과 함께

故壘西邊人道是 (고루서변인도시) 옛성 서쪽편 사람들은 이렇게 말하지

三國周郞赤壁 (삼국주랑적벽) 삼국시대 주유(周瑜)의 적벽대전 터라고 (起部에 해당 26자)

 

亂石穿空 (란석천공) 험난한 바위 절벽 하늘을 뚫을 듯 솟아있고

驚濤拍岸 (경도박안) 기슭을 부숴 버릴 듯한 파도

捲起千堆雪 (권기천퇴설) 천 겹의 물보라로 휘감아 올린다

江山如畵 (강산여화) 강산은 그림 같은데

一時多少豪傑 (일시다소호걸) 그 시절 호걸은 몇몇이었던가! (承部에 해당 23자) 上 總 49자

 

遙想公瑾當年 (요상공근당년) 아득히 당시의 주유(周瑜)를 떠올리니 * 공근; 주유의 자

小喬初嫁了 (소교초가료) 소교가 처음 시집왔을 때

雄姿英發 (웅자영발) 영웅의 풍채 당당했었네

羽扇綸巾談笑間 (우선윤건담소간) 하얀 깃털 부채에 윤건 쓴 제갈량과 담소하는 사이

强虜灰飛煙滅 (강로회비연멸) 강력한 조조의 군대는 재되어 날고 연기처럼 사라졌네 (轉部에 해당 28자)

 

故國神游 (고국신유) 적벽을 거닐며 옛일을 회상하노라니

多情應笑我 (다정응소아) 정이 많은 내가 참으로 우습구나

早生華髮 (조생화발) 이렇게 일찍 머리 세어버린 내 모습

人生如夢 (인생여몽) 인생은 꿈과 같은 것

一尊還酹江月(일준환뢰강월) 한잔 술을 들어 강물 속의 달님에게 부어 주노라 (結部에 해당 23자) 下 總 51자

 

* 동파 47세(1082년) 때 작품이다. 일명 염노교(念奴嬌-100 자로 지었기에, 일명 백자요 百字謠)라 한다. 이 글 역시 딱 100자로 지었다.

'大江東去'로 시작하므로 '대동강거사(大江東去詞)'로도 불린다. 이 글의 백미는 맨 마지막 구에 있다.

* 아래 동파적벽 사진과, 해설자료는 다음까페 녹양천리 (2013. 06. 12) '소동파와 동파적벽'에서 인용.

동파적벽은 황강(黃江)에 위치한 명소로 황주적벽 또는 문적벽(文赤壁)이라고도 한다. 이곳에서 소동파가 명문을 남겼다. 이와 달리 적벽대전이 있었던 장소를 무적벽(武赤壁)이라 이른다. 영국의 대표적인 문인이 섹스피어라면, 중국의 대표적인 문인은 소동파라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성벽처럼 돌출된 바위의 색이 붉은 색이어서, 적벽이라는 명칭이 부여되었다. 고적의 대부분은 소동파와 관련 된 것으로, 이부당, 파선정, 유선각. 비각 등이 그 예이다. 파선정 내부에는 소동파의 유명한 염노교 '적벽회고'의 초서체가 적힌 석각이 있다.. 이곳에서 김성곤 교수의 소동파에 관한 네 번째 강의를 들었다.

* 티스토리 죽전 문향 명문감상 제8(2014. 4. 16)에서 인용.

 

 

* 좌 청평조사 높이 11cm. 폭 6cm. 우 적벽회고 높이 17cm. 폭 10cm. 海上山 石道人 刻. 골동 조롱박에다 새겼다. 필자 소장. 먼지가 잔뜩 끼인 걸 오늘 아침에 닦아내다. ㅎㅎ

 

 

일본 키누가와. 온천 동네. 지금 일본 여행중인 서울산악동우회 김대균 회원이 카톡으로 보내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