同題仙游觀(동제선유관)
-선유관에 함께 제를 달다
韓翃(한굉)/당
仙臺下見五城樓(선대하견오성루) 선대에서 오성십이루를 내려다보니
風物淒淒宿雨收(풍물처처숙우수) 경물이 쓸쓸한 건 간밤의 비가 그쳐서이네
山色遙連秦樹晚(산색요련진수만) 산 빛은 멀리 이어져 진 땅의 나무는 저물녁이고
砧聲近報漢宮秋(침성근보한궁추) 다듬이질 소리는 가까이서 한궁의 가을을 알려주네
疎松影落空壇靜(소송영락공단정) 성긴 소나무 그림자 드리운 곳 빈 제단이 고요하고
細草香閑小洞幽(세초향한소동유) 가는 풀 향기 그윽한 곳은 작은 골짝이가 깊숙하네
何用別尋方外去(하용별심방외거) 어쩐 일로 따로 방외를 찾아 떠나리오만
人間亦自有丹丘(인간역자유단구) 인간 세상 역시 절로 단구가 있다네 (번역 한상철)
○ 同題仙游觀(동제선유관) : “同(동)”字가 없는 본도 있다. 題仙游觀.
○ 仙游觀(선유관) : 당(唐) 고종(高宗) 때 건립한 도관(道觀)으로 섬서성(陝西省) 인유현(麟游縣) 성(城) 북쪽 교외에 있다. 전설에 의하면, 적각선(赤脚仙)이 일찍이 이곳에서 노닌 까닭에 이와 같이 명명하였다.
○ 仙臺下見(선대하견) : ‘仙臺(선대)’는 도관(道觀) 앞의 고루(高臺)이다. ‘下見(하견)’이 ‘初見(초견)’으로 되어 있는 본도 있다.
○ 五城樓(오성루) : ‘五城十二樓(오성십이루)’라고도 하는데, 전설상의 신선(神仙)이 사는 곳이다. 천상(天上)의 백옥경에 있다는 다섯 성과 열두 누각.
○ 漢宮(한궁) : 낙양(洛陽)의 당(唐)나라 궁궐을 가리킨다.
○ 香閑(향한) : 그윽한 향기이다. ‘春香(춘향)’으로 되어 있는 본도 있다. ‘閑(한)’이 ‘生(생)’으로 되어 있는 본도 있다.
○ 方外(방외) : 세외(世外)의 뜻으로, 신선이 사는 곳을 가리킨다. 유가(儒家)에서 '도가(道家)'나 '불가(佛家)'를 일컫는 말
○ 丹丘(단구) : 신선(神仙)이 살고 있는 곳이다. ≪楚辭(초사)≫ 〈遠遊(원유)〉에 “단구(丹丘)로 선인(仙人)에게 나아가 죽지 않는 옛 고향에 머무르리.[仍羽人於丹丘兮 留不死之舊鄕]”라고 하였다. 여기서는 선유관을 가리킨다.
[通釋] 선대(仙臺)에서 오성십이루(五城十二樓)를 내려다보니, 어젯밤에 내리던 비가 그친 후 경물(景物, 풍경)이 청초한 모습을 드러냈다. 저녁 무렵 푸른 산 빛과 진(秦) 땅 나무가 서로 이어져 있는데, 다듬이질 소리 들려오니, 한궁(漢宮. 낙양)에 가을이 저물고 있음을 또한 알려주는 것이다. 도관(道觀)의 제단(祭壇)은 참으로 고요한데, 다만 드문드문 소나무의 그림자만이 있다. 작은 골짜기에는 가느다란 풀이 그윽한 향기를 내어 한적한 느낌을 준다. 어찌 꼭 다시 세외(世外)의 정토(淨土)를 찾아 떠나리오? 인간 세상에도 단구(丹丘) 선경(仙境)이 있는 것을...
<원문출처> 同題仙游觀/作者:韓翃 全唐詩·卷245 / 維基文庫,自由的圖書館.
* 네이버블로그 안분지족 인용 수정.(2022. 12. 20)
'14.명시 감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登柳州城樓寄漳汀封連四州刺史(등류주성루기장정봉련사주자사)/류종원(당)-명시 감상 2,407 (2) | 2024.10.03 |
---|---|
多年石馬(다년석마)/야보도천(남송)-명시 감상 2,407 (2) | 2024.10.02 |
觀棋(관기)/두순학(당)-명시 감상 2,405 (2) | 2024.09.28 |
九日與陸處士羽飮茶(구일여륙처사우음차)/교연(당)-명시 감상 2,404 (2) | 2024.09.26 |
雁門太守行(안문태수행)/이하(당)-명시 감상 2,403 (0) | 2024.09.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