卽事二首(즉사이수)
조맹부(趙孟頫, 1254-1322)/송
제1수
湘簾疏織浪紋稀(상렴소직랑문희) 대껍질 발은 짜임새가 성글어 물결무늬가 드물고
白苧新裁暑氣微(백저신재서기미) 흰 모시풀로 새로 짠 옷이라 더운 기운은 미미하네
庭院日長賓客退(정원일장빈객퇴) 정원에 해가 길어 손님들이 물러나자
繞池芳草燕交飛(요지방초연교비) 못을 두른 향듯한 풀에 제비는 오가며 나네(번역 한상철)
* 湘簾(상렴): 반죽이라는 대껍질로 만든 발이다.(用斑竹編織之簾子)
제1구 제3자(소)는 세(細, 직물이 가늘어)로,
제4구 제1자(요)는 만(滿, 못에 가득해)으로 된 전고도있다.
* 제1수 출처; 티스토리 내 삶의 끌림에서 인용 수정.(2019. 2. 8)
제2수
古墨輕磨滿几香(고묵경마만궤향) 옛 먹을 가볍게 가니 향기는 책상에 가득하고
硯池新浴燦生光(연지신욕찬생광) 벼루를 새로 씻으니 찬연한 빛이 나네
北窓時有凉風至(북창시유량풍지) 북쪽 창에 때마침 서늘한 바람 불어오니
閑寫黃庭一兩章(한사황정일량장) 한가롭게 황정경이나 한두 장 베껴 볼꺼나(번역 한상철)
* 제 2수 제2구 제 5, 6자(찬생)가 조인(照人, 사람을 비추고)으로 전고도 있음.
* 감상;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서재에 앉아, 새로 간 먹 향을 맡아가며, 도가수련서로는 최고로 치는 『황정경』을 한가하게 베껴본다는 내용이다. 문인 풍류로서는 더할 나위 없는 경지를 말해준다.
* 조맹부는 송나라 태조의 11대 후손으로, 말하자면 황족이다. 송 멸망 이후, 원나라 세조 쿠빌라이가 강남의 현사(賢士)을 20명을 뽑아 올리는데, 한 사람으로 발탁돼, 원나라 한림학사가 됐다. 이로서 동족인 한족에게 훼절의 비난 소리를 듣기도 했다. 정치가로서의 공과는 별개로 치고, 그는 시 , 글씨, 그림, 음악에 두루 능한 다재의 문인이었다. 특히 글씨를 잘 써 따라 쓰려는 사람이 많았고, 호(號)인 송설도인(松雪道人)을 따라, '송설체'라 했다. 우리나라에서 고려 말에 전해진 이래, 조선 전기에 이 글씨가 대유행을 했다. 서예로 유명한 안평대군도 송설체의 대가였다. 또 그림에도 조예가 깊었다. 그는 남송시대의 궁정화원에서 유행한 화풍인 원체(元體) 화풍을 배격했다. 그리고 "산수화가 처음 자리를 잡던 당 이전으로 돌아가자"는 복고주의 화풍을 제안해, 새로이 유행시켰다.
* 제2수 [출처] 동창이 밝았느냐 / 즉사 이수 / 산거만음|작성자 aragon. 네이버 블로그 인용 수정.(2024. 9.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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