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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한단학당보(邯鄲學唐步)

한상철 2019. 1. 19. 10:37

작가미상의 옛 중국화 <고사담현도(高士談玄圖)> 경심(鏡心) (水墨紙本, 29×55cm)

 

諸方浩浩談玄  每日撞鐘打皷

西禪無法可說  勘破燈籠露柱

門前不置下馬臺  免被傍人來借路

若借路  須照顧

脚下若參差  邯鄲學唐步

(제방호호담현 매일당종타고

 서선무법가설 감파등롱로주

 문전불치하마대 면피방인래차로

 약차로 수조고

 각하약참치 한단학당보)

 

곳곳에서 도도하게 현묘한 이치를 담론하고

날마다 종을 치고 북을 두드리네

서선에게는 설할만한 법이 없지만

등롱과 노주의 뜻 파헤쳐 알지

문 앞에 하마대를 내버려두지 않으니

곁의 사람에게 길 빌림을 면하네

만약 길을 빌린다면

잘 살펴야 하리니

발아래가 울퉁불퉁 하면

한단에서 팔자걸음 배우는 격이니

 

서선문연(西禪文璉/), <()> (四首其一)

 

- 西禪: 西禪文璉: 송나라 때 임제종(臨濟宗) 양기파(楊岐派)의 법맥을 이은 불안청원(佛眼淸遠)의 법사(法嗣).

 

- 勘破: 자세히 따져 분석함. 내용을 파헤쳐 단정함. 간파(看破)하다.

 

- 등롱(燈籠); ()이나 촛불을 넣어 밖에 걸거나 들고 다니는 기구(초롱).

 

- 露柱: 겉으로 드러나 있는 기둥(露盤之柱). 탑이나 석등(石燈)의 일종.

 

- 下馬臺: 말을 타고 내리기 편리하게 하기 위해 문밖에 놓은 디딤돌.

 

- 照顧: 뒤에 나오는 脚下와 함께 쓰이는 선어(禪語).

 

송나라 때 오조법연(五祖法演) 선사의 문하에 삼불(三佛)로 일컬어지던 걸출한 세 제자가 있었다.

 

불감혜근(佛鑒慧勤)과 불과원오(佛果圓悟) 그리고 佛眼淸遠이 그들이다.

 

선사와 세 제자가 밤에 길을 걷다가 세찬 바람에 등불이 꺼지고 말았다. 선사가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세 제자에게 차례로 물었다.

 

그 가운데 圓悟스님이 내놓은 답이 照顧脚下. "발밑을 잘 살피라," "발밑을 조심하라"는 뜻이다. 이른바 삼불야화(三佛夜話)의 선화(禪話).

 

- 邯鄲學唐步: 한단학보(邯鄲學步)의 고사. http://blog.daum.net/songchen/15714480 참조.

 

- 唐步: 팔자로 호탕하게 걷는 걸음.

 

청대(淸代) 김용절(金龍節)<송음담현(松蔭談玄)> (水墨紙本, 64×42cm)

 

청말근대 팽양(彭暘)<송계담현(松溪談玄)> (1921年作, 紙本, 177×46cm)

 

근현대 중국화가 호약사(胡若思)<계정담현(溪亭談玄)> (設色紙本, 133×67.5cm)

 

근현대 중국화가 하천건(賀天健)<반수담현(攀樹談玄)> (1939年作, 水墨紙本, 95.5×33cm)

출처 : 청경우독(晴耕雨讀)
글쓴이 : 경화수월鏡花水月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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