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처녀막을 뚫고
아침녘 오솔길은 신비한 출혈(出血)의 길
주렴(珠簾) 친 거미줄에 얼굴 먼저 닿으면
꽃잠을 자다가 말고 처녀막을 뚫는 것
* 거미줄은 등산할 때 참으로 성가시다. 선두로 나설 경우 실 마냥 가로 한 줄만 쳐진 것은 눈에 잘 띄지도 않을 뿐더러, 눈에 먼저 닿게 되면 얼굴이 찌푸려지고 눈 주위로 손이 자주 가 기분이 상한다. 사람이 지나가지 않았다는 증거가 되기도 하지만, 반면에 아침햇살이 비친 이슬 묻은 영롱한 거미줄을 생짜 지팡이로 걷어낼 때는, 뭐라 표현 할 수 없는 묘한 느낌이 와 닿는다.
* 《시산》 제 50호 2006년 봄호.
* 졸저 『한국산악시조대전』 5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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