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한국산악시조대전 부제 산음가 제7시조집

처녀막을 뚫고-산운 3-78

한상철 2019. 5. 20. 06:16

43. 처녀막을 뚫고


아침녘 오솔길은 신비한 출혈(出血)의 길

주렴(珠簾) 친 거미줄에 얼굴 먼저 닿으면

꽃잠을 자다가 말고 처녀막을 뚫는 것


* 거미줄은 등산할 때 참으로 성가시다. 선두로 나설 경우 실 마냥 가로 한 줄만 쳐진 것은 눈에 잘 띄지도 않을 뿐더러, 눈에 먼저 닿게 되면 얼굴이 찌푸려지고 눈 주위로 손이 자주 가 기분이 상한다. 사람이 지나가지 않았다는 증거가 되기도 하지만, 반면에 아침햇살이 비친 이슬 묻은 영롱한 거미줄을 생짜 지팡이로 걷어낼 때는, 뭐라 표현 할 수 없는 묘한 느낌이 와 닿는다.

* 시산502006년 봄호.

* 졸저 한국산악시조대전5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