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옹달샘에 비친 산
줄듯이 안 줄듯이 애간장 태우다가
샘터로 돌아가는 야박스런 산중 가인(山中佳人)
애꿎은 물그림자만 혀끝으로 핥나니
* 뭘 주란 말이냐? 엉뚱한 산돌이야! 아무도 다녀간 적이 없는 산속의 고요한 옹달샘에 비친 맑디맑은 물그림자를 보면 당장이라도 달려들어 벌컥 퍼마시고 싶은 충동이 일게다. 그러나 급하게 굴면 안 돼! 미인이 금방 달아나버려? 물 먹고 체하면 약도 없다는데?
* 음수사원(飮水思源); 물을 마실 때 그 근원을 생각하라. 출전은 중국 남북조시대의 시인 유신(庾信, 513~581)이 쓴 ‘징조곡(徵調曲)’이다.“열매를 딸 때는 그 나무를 생각하고, 물을 마실 때는 그 근원을 생각한다” [落其實者思其樹 飮其流者懷其源]는 시구에서 나왔다. 여기에서 보다시피 원래는 사원(思源)이 아니라, 회원(懷源)인데, 思보다는 懷가 좀 더 그윽하고 깊은 인상을 준다. 두 구를 줄여서 낙실사수 음수사원(落實思樹 飮水思源)이라고 한다.(2023.10. 26 주석 추가)
* 용어를 정확히 쓰자! “감동을 주는 것도 좋지만, 바르게 쓰는 게 먼저다.” 그리고 재미는 맨 마지막이다. 산그림자(山影)는 햇빛이나 달빛에 비쳐진 산 그 자체의 그늘을 말하고, 물그림자(水影)는 물의 표면에 비쳐진 산 모습을 뜻해, 엄격히 따지면 서로 다른데도 대부분의 시인들은 같이 쓰고 있다.
* 월간 《詩書畵》 2006년 10월호.
* 졸저 『한국산악시조대전』 부제 산음가 山韻 3-82(521면), ‘옹달샘에 비친산 시조’ 참조. 2018. 6. 25 도서출판 수서원.
* 산 속 옹달샘. 장소 모름. 사진 다음카페 서흥김씨 대종회 신비한 샘물. 김득식 님에서 인용.(2017. 3.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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