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4. 풍죽(風竹)
천만 길 벼랑에 핀 한 떨기 상사화(相思花)
절규는 바람결로 달빛도 괴기(怪奇)한데
단장(斷腸)의 세피리 일성(一聲) 산매(山魅) 한껏 재우네
* 벼랑 끝 꽃을 따려다 처절하게도 떨어져 죽었다. 목적이 선(禪)이든, 사모하는 여자이든 간에, 목숨을 던질 수 있는 각오가 돼있어야 한다. 어디선가 불어오는 바람에 대숲만 속절없이 절규를 전할 뿐이다.
* 대나무의 아칭(雅稱)이 차군(此君)이다. 이 친구, 이 분등의 뜻이다. 서성 왕희지王羲之(307~365)의 아들 왕휘지(王徽之 ?~388)가 대를 매우 좋아했든 데서 유래한다. 어떤 사람이 물었다. “이사 후, 왜 대부터 먼저 심느냐” 라고. 그가 답하기를 “이 분이 없으면, 어찌 하루인들 살 수 있겠습니까?” 何何一日無此君(하하일일무차군). 소식(1036~1101)의 차군정(此君亭)과, 목은 이색(1328~1396)의 차군루기(此君樓記)에도 보인다. 달리 녹균(綠筠)이라고도 한다. 소식의 녹균헌(綠筠軒)시.(고문진보 전집 오언고풍 단편)
* 현애살수장부아(懸崖撤手丈夫兒); 벼랑 끝을 잡고 있던 손마저 놓아버릴 수 있는 대장부라야만, 진정한 사람이 될 있다는 뜻(천자문에서). 야보도천 게송 제2구.
* 산매; 요사스러운 산 귀신. 산 속의 괴물, 또는 악귀(惡鬼).
* 졸저 『仙歌』 제106 ‘설죽’ 시조 참조.
* 졸저 『한국산악시조대전』 5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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