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한 세월!
'계절의 여왕' 5월을 맞이한다. 역질(실은 감기의 변종)로 세상은 뒤숭숭하지만, 계절은 어김 없이 찾아온다. 어서 빨리 입마개를 벗고, 자유롭게 활동하면 좋겠다. 다음블로그 지인 무심천 님이 가요 '봄날은 간다'를 한시 칠언절구 3수로 번역해, '해동 용궁사' 탐방 사진과 함께 전자 우편으로 보내오다. 그는 매월 첫날이 되면, 한시와 사진을 어김 없이 부쳐온다.
* 2021. 5. 1(토) 14:00~전철 제7호선 하계역 3번 출구 바로 앞 '을지병원' 장례식장 5호실 故 금리(錦里) 이창년(李昌年) 시인 문상. 황송문 시인, 박춘근 수필가 동행. 미리 온 송재범(눈이 좋지 않다 함) 시인이 우리 지리로 와서 소주 마시다. 방명록을 보니, 다녀간 문인은 많다. 하지만, 코비드 19 방역수칙으로 접객실은 썰렁하다. 마친 후, 비가 내리는 데도, 7호선 사가정역 1번 출구 시장 안 골목 300m 지점 우측 '우리맛집'(02-492-0014)에서, 3인이 칼국수로 저녁 먹고 헤어지다.(면목동 거주 황송문 전 교수가 "자기 동네"라 하며, 식대 부담)
* 故 이창년(1936~ 2021. 4. 30) 선배 간개(簡介); 경남 합천군 삼가면 출생. 늘 웃음을 잃지 않은, 다정한 의리파 문인이다. 생전에 필자 더러 외람스럽게도, "학 닮은 신선"이라며, 무척 좋아했다. 한 달 전 안부 전화가 마지막이 되어버렸다. 그 때 말씀 왈 "역질로 두문불출 하는 바람에, 자신도 모르게 폐인(廢人)이 되어버렸다"라고 한탄한다. 부디 영면(永眠) 하시기를 빈다.
* 해동 용궁사(부산광역시 기장군 기장읍 용궁길 86) 앞 바다. 사진 다음블로그 무심천님이 2021. 5. 2 이 메일로 보내옴.
춘일거야(春日去也)/무심천
-봄날은 간다
제1수
軟粉紅裳春風翔(연분홍상춘풍상)
嚼袂山燕城隍堂(작몌산연성황당)
花開同笑落仝涕(화개동소락동체)
哀惜盟誓春日茫(애석맹서춘일망)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
오늘도 옷고름 씹어가며
*산제비 넘나드는 성황당 길에
꽃이 피면 같이 웃고 꽃이 지면 같이 울던
알뜰한 그 맹세에 봄날은 간다.
제2수
綠葉浮水流何處(녹엽부수류하처)
花信放投驢驛逕(화신방투려역경)
星光同笑落仝泣(성광동소락동읍)
虛無期約春日傾(허무기약춘일경)
새파란 풀잎이 물에 떠서 흘러가더라
오늘도 꽃편지 내던지며
청노새 짤랑대는 역마차 길에
별이 뜨면 서로 웃고 별이 지면 서로 울던
실없는 그 기약에 봄날은 간다
제3수
十九時節黃昏哀(십구시절황혼애)
叩打胸膛浮雲路(고타흉당부운로)
鳥飛隨笑鳴同鳴(조비수소명동명)
錯雜歌謠春日消(착잡가요춘일소)
열아홉 시절은 황혼 속에 슬퍼지더라
오늘도 앙가슴 두드리며
뜬구름 흘러가는 신작로길에
새가 날면 따라 웃고 새가 울면 따라 울던
얄궂은 그 노래에 봄날은 간다.
* 한시 제목 '春日去也'는 필자가 임의로 달았다. 당초에는 한시 제목이 없다(한상철 재편집). 지은 이의 수사법(修辭法, 압운, 렴 등)을 존중해, 비평은 일체 하지 않고, 그대로 전재(轉載)한다.
* 가요 제1곡 제3행 '산제비'는 '산에 사는 제비'가 아니라, 호랑나비의 한 종류인 '나비'를 일컫는다(위키백과). 번역한 무심천이 본 뜻을 알고 있는지 궁금하다?(필자 주)
* 한글 노래는 고 손목인 작사. 고 박춘석 작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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