詠懷詩(영회시)
-회고를 읊은 시
당인(唐寅/明)
灌木寒氣集(관목한기집) 키 작은 나무에 찬 기운 모이고
叢篁靜色深(총황정색심) 우거진 대숲에 푸른 빛 짙어지네
冰霜歲聿暮(빙상세율모) 간난신고의 세월이 마침내 저물어
方昭君子心(방소군자심) 비로소 군자의 마음 밝히네
射幹蔽豫章(사간폐예장) 범부채가 기둥감의 나무를 가리니
慨惜自古今(개석자고금) 예부터 오늘까지 분하고 서운하네
嶰谷失黃鐘(해곡실황종) 해곡의 영륜은 황종을 남겼고
大雅變正音(대아변정음) 대아는 바른 음으로 바꾸었네
爲子酌大斗(위자작대두) 그대 위해 열 되들이 잔에 술을 따르고
爲我調鳴琴(위아조명금) 나를 위해 줄을 골라 거문고를 타네 (10)
仰偃草木間(앙언초목간) 풀과 나무 사이에 누워 올려다보니
世道隨浮沈(세도수부침) 세상의 도리는 오르고 내림을 따르네
* 자료에 따라 제 1, 2구 `灌木寒氣集, 叢篁靜色深`은 `灌木寒聲集, 叢筱靜色深`으로 나오기도 한다.
- 靜色: 푸른 빛. 차분한 빛깔.
- 冰霜: 얼음과 서리. 간난신고(艱難辛苦).
- 射幹: 범부채(紫蝴蝶).
- 豫章: 녹나무의 일종. 천하에 이름 높은 재목으로 일컬어진다. 침목(枕木, 밑을 괴는 큰 나무토막)과 장목(樟木, 물건을 받치거나 고이는데 쓰는 굵고 긴 나무)의 병칭으로 흔히 동량지재(棟梁之材)로 쓰이는 거목.
- 嶰谷: 곤륜산(崑崙山) 북쪽에 있다는 골짜기 이름(嶰谿之谷). 옛날 황제(黃帝)가 영륜(伶倫)에게 시켜서 이곳에서 자라는 대나무를 잘라 황종(黃鐘)의 관(管, 12律呂)을 만들게 했다고 한다. ≪풍속통(風俗通)≫ <성음서(聲音序)>에 나온다.
- 黃鐘: 동양 음악에서 음률(音律)의 기본이 되는 십이율(十二律: 六律과 六宮) 가운데 가장 긴 것으로 육률(六律)의 첫째 음. 계절로는 11월, 간지는 자(子), 오음(五音)에서는 우(羽)에 해당한다.
- 大雅: ≪시경(詩經)≫ 시체(詩體)의 하나. 왕정(王政) 폐흥(廢興)의 자취를 읊은 연향(宴饗)의 악가(樂歌). 문왕(文王)에서 권아(卷阿)에 이르는 여러 노래를 정대아(正大雅), 민로(民澇)에서 소민(召旻)에 이르는 여러 노래를 변대아(變大雅)라 한다.
* 다음블로그 청경우독 해수 경해에서 인용 수정.(2021. 7. 30)
* 명대(明代) 당인(唐寅)의 <관목죽석도(灌木竹石圖)> (水墨紙本, 51×115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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