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명시 감상

九日齊山登高(구일제산등고)/두목(당)-명시 감상

한상철 2021. 11. 12. 20:28

九日齊山登高(구일제산등고)

-중양절에 제산에 오르다

 

   杜牧(두목)/당 

江涵秋影雁初飛(강함추영안초비) 하늘을 처음 나는 기러기는 가을 강에 비쳐져

與客携壺上翠微(여객휴호상취미) 손과 함께 술을 챙겨 푸른 산에 오르네

塵世難逢開口笑(진세난봉개구소) 팍팍한 속세의 삶 웃고 살기 어렵지만

菊花須插滿頭歸(국화수삽만두귀) 국화꽃 머리에 꽂고 크게 취해 돌아가리

但將酩酊酬佳節(단장명정수가절) 다만 마음껏 술 마시는 중양절 좋은 날에

不用登臨恨落暉(부용등림한락휘) 산에 올라 해가 진다고 한탄할 게 무엇인가

古往今來只如此(고왕금래지여차) 예로부터 지금까지 단지 생은 한 가지(여기)인데

牛山何必獨沾衣(우산하필독점의) 우산에 오른 경공은 어쩌자고 울었을까(눈물이 온통 옷에 젖을까) (번역 한상철)

 

* 九日(구일): 9 9 중양절重陽節을 말한다.

* 齊山(제산):  이름이다. 지금의 안휘성安徽省 지주시池州市 귀지구貴池區 남쪽에 있는데, 시인은 이때 지주池州로 좌천되어 있었다.

* 登高(등고): 음력 9 9, 단풍과 국화의 계절에 사람들이 높은 곳에 올라 하루를 즐기는 세시풍속

* 翠微(취미): 푸른빛이 감도는 , 또는 그런 산의 깊은 곳을 가리킨다. 두목은 이백을 기리기 위해 회창會昌 4(844), 제산 위에 정자를 세워 '취미정'이라 이름 붙이기도 했다.

* 塵世(진세) : 《장자莊子·도척편盜跖篇》에서 人上壽百歲, 中壽八十, 下壽六十, 除病瘦死喪憂患, 其中開口而笑者, 一月之中, 不過四五日而已矣(사람은 오래 살아야  살이고, 웬만큼 살면 팔십, 그렇지 못하면 육십 년을 사는데, 아프고 죽고 우환이 드는 것을 빼고 나면 웃을  있는 날이란   달에 불과 네댓 날에 지나지 않을 뿐이다)’라고  내용을 인용한 것이다

* 菊花(국화): 중국에서는 중양절에 높은 곳에 올라 국화주를 마시는 풍습이 있다.

酩酊(명정): 크게 취하다.

* 牛山(우산): 산이름지금은 산동성山東省 임치臨淄에 있다《안자춘추晏子春秋》에서 ‘景公游于牛山北臨其國城而流涕曰若何滂滂去此而死乎艾孔梁丘拒皆從而泣(경공이 우산을 유람하다가 북쪽의 국성에 이르더니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이처럼 광활한 나라를 두고 어찌 죽는단 말인가애공과 양구거가 함께 따라 울었다)’이라고 하였다.

* 감상; 이 작품은 당무종唐武宗 회창會昌 5(845), 두목이 지주자사池州刺史로 있을  지은 것이다. 작품   다른 사람이 아닌, 장호張祜(792?~853?)라는 시인으로 알려져 있다. 그 두목보다 연장이고 명망가 출신이었다. 목종穆宗  그의 시재를 알아본, 영호초令狐楚가 추천하는 표를 올렸으나, 원진元稹(779~831) 배척으로 벼슬길로 나아가는 꿈을 이루지 못했고, 징벽徵辟으로  차례 지방관이 되었으나, 만족하지 못하고 스스로 물러났다. 집안이 좋아 사람들에게 장공자張公子로 불렸고, 시적 성취도 상당하여 해내명사海內名士로 불릴 정도였으니, 지방관을 보좌하는 일이 그의  성   없었을 것이다. 두목이 장호를 만나 제산에 오른 때가 어느 시점이었는지는   없지만, 시적 분위기로 보아, 만년의 분위기가 느껴지는 만큼, 장호가 야인으로 살고 있는 것에 대한 두목의 감정이, 비단 연민 하나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 네이버 블로그 물처럼 구름처럼 바람처럼 깃털처럼에서 인용 수정.(2012. 12.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