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 여우비의 정취! 시민과 어울렁 더울렁 풍류!
2022. 7. 17(일, 제헌절) 10:00~ 한국문인산악회(회장 강정화)는 전철 제3호선 경복궁역 1번 출구에 모여, '사직단'(단체사진)부터 시작하는 인왕산 둘레길을 걷다. 간사 황인선 씨가 나오지 않아, 언약대로 필자가 오늘 산행(제1,672차) 안내를 맡았다. '황학정' 조금 지나니, '여우비'(天漏, 호랑이 장가 가는 날)가 잠시 스친다. 조망소 무무대(無無臺)에서 사진 촬영을 한 후, 바로 나아가다. 마지막 휴식처인 서시정(序詩亭, 현판 글씨 초정 권창륜)에서, 휴식을 취하며 시낭송과 가요 등 풍류를 즐기다. 먼저 이세규 선생이 지은 즉흥한시 칠언절구 '인왕소요' 발표가 있은 다음, 순서에 따라 진행하다. 이 장면을 줄곧 지켜보든 과객(過客)은 덩달아 신이 났는지, 한데 어울려 가곡 '선구자'를 열창한다. 부암동고개에서 걸어 내려와, 경복궁역 부근 단골 '뚱락원'(02-735-9734)에서 점심을 먹다. 약 2시간 40분 소요, 12,000보, 회비 10,000원. 두루치기 값이 김치찌게, 된장찌게 보다 1인당 6,000원이 비싸, 부족분은 몇 분이 더 내 메우다. 한국문인산악회 16명, 옵져버 한국고서연구회 2명, 총18명. 황학정에서 정유준 회원은 볼일이 있어 먼저 내려가고, 늦게 뒤따라 온 김형순(여) 회원이 정자에서 합류하다. 점심 후, 일행에게 양해를 구한 뒤, 한국고서연구회 4인(권상수, 봉성기, 이세규, 한상철)은 따로 에디야에서 커피를 마신 다음, 국립고궁박물관에 열리는 왕실현판전, 반환유물전(7. 7~9. 25)을 보고 헤어지다. 박물관 장내 정리원(여)들이 지나치게 관람을 간섭하는 바람에 기분을 잡쳤다.. "거치적그리는 노인은 전시물에 대해 아는 척도 하지 말고, 얌전히 구경만 하라" 자조(自嘲) 해본다...
* 작년 12월 코비드 19 음압병실에서 재발한 낭습증(囊濕症)이 심해, 운행시 불편하다.
* 16:00~이세규 씨와 둘이서 여러 전시장을 들러 본 뒤, 대청마루에서 저녁을 먹다.
1. 인사아트센타 3층 수묵화가 정응균 '람바의 빛'전(7.13~7.18)
2. 경인미술관 김기철 석채화전 외.
3. G · ART 이세규 지인 고완석 공동대표 외 2인 인사. 김종수 초대개인전이 7. 20(수)~8. 2(화) 열린다.
* 황학정 개요와, 황학정8경 중 제5경 '사단노송' 시조.
* 戊辰 菊月 錦巖 孫完根 題 (무진 국월 금암 손완근 제, 1928년 9월). 황학정 주변의 승경 여덟 곳이다. 경내 바위에 새겨졌다.
* 황학정 개요; 인왕산 밑에 자리 잡았던 필운동(弼雲洞) 등과정(登科亭)은 도성(都城) 서쪽 5개의 사정(射亭)중 하나였다. 조선시대 무사(武士)들의 궁술(弓術) 연습장으로 유명했으나, 갑오개혁(甲午改革) 이후 총(銃)에 밀려 활이 무용화되면서 부터 사라져, 그 표지석만 남아 지난 역사를 더듬게 만든다. 이 정자는 광무 2년(1898) 고종이 경희궁 회상전(會祥殿) 북쪽에 세웠든 활쏘기용 사장(射場)이었으나, 1922년 조선총독부가 경성중학교(옛 서울중고등학교)를 짓기 위해, 경희궁을 헐면서 궁내 건물을 일반에 불하할 때, 이를 받아 사직공원 북쪽 현 위치로 옮겨 와, 국궁(國弓)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 제25호로 지정되었다(출처; 수당(水堂) 한상복(韓相復) 한수당자연환경연구원 원장, 2015. 10. 9 발표, 일부 수정). 수당은 필자와 같은 한국고서연구회, (사) 서울역사포럼 회원이다.
* 황학정이란 이름은 중국의 3대 누각인 ‘황학루’(黃鶴樓)에서 따왔다. 중국 최고의 명시인 당 최호(崔顥 704~754)의 ‘등황학루’(登黃鶴樓) 칠언율시를 소개한다. 출처 《고문진보》 전집. 한국에서는 시조창으로 많이 부른다.
昔人已乘黃鶴去 (석인이승황학거); 옛 사람은 이미 황학 타고 떠나고
此地空餘黃鶴樓 (차지공여황학루); 이곳에는 쓸쓸히 황학루만 남았구나
黃鶴一去不復返 (황학일거불부반); 한번 간 황학은 다시 돌아오지 않고
白雲天載空悠悠 (백운천재공유유); 흰 구름만 천년을 한가로이 떠있네
晴川歷歷漢陽樹 (청천역력한양수); 비 개인 냇가엔 한양의 나무 뚜렷한데
芳草萋萋鸚鵡洲 (방초처처앵무주); 싱그러운 풀꽃은 앵무섬에 우거지다
日暮鄕關何處是 (일모향관하처시); 해질녘 돌아갈 내 고향은 어디인가
煙波江上使人愁 (연파강상사인수); 강 위에 비낀 안개 시름만 더하는 것을 (번역 한상철)
* 黃鶴樓(황학루): 고대의 신선인 왕자안(王子安)이 황학을 타고 이곳을 지나갔다 하여, 또는 삼국시대 촉(蜀)의 비위(費褘)가 신선이 되어 황학을 몰아 이곳에 쉬어갔다 하여, 이 이름이 붙었다 한다.
* 漢陽(한양): 호북성 한양(漢陽)현
* 鸚鵡洲(앵무주): 호북성 무창현 서남쪽에 있는 섬.
* 이 시는 2011년10 월 중국 전 중학생이 뽑은 당시 중, 제 4위를 차지한 명시다.(출처 2012.3.12 인민일보 중국망)
* 바람에 날린 곤룡포를 입고 활을 쏘는 고종 임금의 모습이 마치 누런 학이 춤추는 거와 같다.
* 필자는 20대(60년 말~70년 초)에 황학정에 잠시 적을 둔 적이 있다. 경남 김해 가락정(駕洛亭)에서부터 시작해 사원(射員)이 되었으나, 지방으로 자주 발령 받는 바람에, 이곳 붙박이로 활동하지는 못했다.
* 필자는 위 8경을 각 2경 씩 계절별로 할당해, 한국 최초로 시조를 짓고, 다음카페 한국산서회에 미리 발표했다.
제5경. 사단노송(社壇老松)
토지는 살이 찌고 곡식은 풍성하라
나라를 상징하니 늙은 솔 짙푸른데
가지에 눈 가득 쌓여 세한도(歲寒圖)가 멋져요
* 종로구 사직동, 사적 제121호. 사직은 토지를 관장하는 사신(社神)과, 곡식을 주관하는 직신(稷神)을 가리킨다. 두 신을 제사 지내는 단을 만들어 모신 곳이 사직단(社稷壇)이다. 법궁(法宮)인 경복궁을 중심으로 사직은 오른쪽(서쪽)에, 종묘(宗廟)는 왼쪽(동쪽)에 두었다.(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서 발췌 수정) 둘 다 국가를 상징한다. 주위에 울창한 소나무가 많다.
* 세한삼우(歲寒三友); 추운 겨울철의 세 친구라는 뜻으로, 추위에 잘 견디는 소나무, 대나무, 매화나무를 묶어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松竹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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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古書硏究》 제35호(2017년) 풍치시조 3제.
* 졸저 『명승보』 (한국의 승지 266곳)제27번 황학정8경 시조(188면). 2017. 7. 7 도서출판 수서원 발행.
사직단 앞에서 단체사진.
제1휴식터에서. 한상철 해설.
* 무무대에서 백악을 배경으로 한국고서연구회원 기념 촬영. 좌로부터 이세규, 권상수, 한상철, 봉성기 제씨.
* 서시정에서 단체사진. 이상 사진 3장 단체카톡 제공.
이세규 회원의 즉석 자작 한시 칠언절구 '인왕소요' 낭독.
*시민 과객이 함께 어울려 가곡 '선구자' 를 신나게 부르다. 사진 찍는 여성은 그의 동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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