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사진

춘만엽무(春晩葉茂)/반산 한상철

한상철 2024. 4. 26. 11:09

봄은 저물어 가고 잎은 무성하다.

2024. 4. 24(수). 비오다 그침. 개이다 흐리다 반복. 10:00~경복궁역 3번 출구에서 벗 김기오, 박동렬과 함께 인왕산 자락길을 걷는다. '사람과 산' 밴드에 모 산인은 "이 산을 꾸준히 올라 암을 극복했다"는 기사를 보았다. 기가 센 산임에는 틀림 없다. 먼저 자하문 터널(465m)을 지나, 오른 쪽 첫 버스 정류장 바로 옆 건물(1층)로 이사한, 세종표구(주, 한창희)에 들른다. 며칠 전 무행이 쓰준 '사령운의 등지상루' 행초서 배접을 맡기다. 경복궁역에서 출발하는 모든 버스는 여기를 통과하므로, 앞으로 부암동 고개길을 이용할 것이다. 서시정에서 휴식을 취하고, 다시 궁정동쪽으로 내려서다. 오늘은 얼마 걷지 않는다. 점심 먹으려 들어간 청운초등학교 옆 옛 중국집(붕정만리)은 12: 40분까지 자장면 밖에 팔지 않고, 주류가 없어 나와버렸다. 요즘 식당은 갑과 을의 위치가 바뀌었다. 13: 10~서촌 간이 중국음식점 '차이치'에서, 만두 안주로 이과두주(@5,000원) 3병을 마신다. 유니 자장은 맛이 별로다. 3호선 열차 안 종로에서 헤어지다. 2: 30 걸음. 약 5천보. 더치페이 14,000원.

1. 사전에 연락한 권길조 씨 사무실에 들러, 글씨 2점과, 이스라엘 리큐어 사브라 1병 구입. 대금은 계좌 송금.

2.15:10~ 한국미술관 2층에서 이세규 씨 만남(미리 전화). 2024 서울인사동 월드아트페어전 참관. 나오다 진종호 서예가와 조우. 중국예술인으로부터 받은 두꺼운 도록은 이세규 씨에게 증정함. 이어 인사아트플라자 2층 '진심경' 수묵산수 단체전을 관람하다.(지인 백범영, 홍성모, 박중호 제 화백)

3.17;40~ 낙원동 지하상가 엄마김밥집에서 국수로 저녁 떼움.

 

서시정에서. 김기오 찍음. 소감 1. 정자 현판을 휘호한 초정 권창륜 서예가는 타계했다. "산하는 의구한데, 인걸은 간데 없네.."

2. 김 형이 필자의 소개로 구입한 이태리제 가몬트 흑색등산화를 신고 나와, 검수한다. 멋진 신발이다.

 

 

노동(당)의 차가. 사맹간의간혜차. 금학산 소희헌 주초(疇肖) 제. 32.7×41cm 시키시. 나팔꽃과 버마재비가 그려져 있다. 글씨와 낙관이 마음에 든다. 글씨를 쓴 이의 발문이 뒤(좌)에 넉 줄 따로 있다.

盧仝(노동)/당

日高丈五睡正濃(일고장오수정농) 해가 한 발이나 높도록 잠이 바로 깊었는데

軍將扣門驚周公(군장구문경주공) 군장(軍將)이 문 두드려 주공(周公)의 꿈 놀라 깨게 하였네

口傳諫議送書信(구전간의송서신) 입으로 전하기를 간의대부(諫議大夫)가 서신 보내다 하니

白絹斜封三道印(백견사봉삼도인) 흰 비단에 비스듬히 봉하고 세 개의 도장을 찍었구나

開緘宛見諫議面(개함완견간의면) 봉함(封緘) 열자 완연히 간의대부(諫議大夫)의 얼굴 보는 듯하니

首閱月團三百片(수열월단삼백편) 첫번째로 월단(月團) 삼백 편 보았노라

聞道新年入山裏(문도신년입산리) 들으니 새해의 기운이 산속에 들어와

蟄蟲驚動春風起(칩충경동춘풍기) 땅속에 숨어 있던 벌레 놀라 움직이고 봄바람 일으킨다네

天子須嘗陽羨茶(천자수상양선다) 천자(天子)는 모름지기 양선(陽羨)의 차 맛보셨을 것이니

百草不敢先開花(백초부감선개화) 온갖 풀들 감히 차보다 먼저 꽃 피우지 못했으리라 (10)

仁風暗結珠蓓蕾(인풍암결주배뢰) 온화한 바람에 살며시 진주같은 꽃봉오리 맺히니

先春抽出黃金芽(선춘추출황금아) 봄에 앞서 황금같은 싹 돋아났으리라

摘鮮焙芳旋封裹(적선배방선봉과) 신선한 싹 따서 향기롭게 볶아 곧바로 싸서 봉함(封緘)하니

至精至好且不奢(지정지호차부사) 지극히 정(精)하고 지극히 좋으면서도 사치하지 않다오

至尊之餘合王公(지존지여합왕공) 지존(至尊)께서 드신 나머지는 왕공(王公)에게나 적합한데

何事便到山人家(하사변도산인가) 어인 일로 곧 산인(山人)의 집에 이르렀나

柴門反關無俗客(시문반관무속객) 사립문 다시 닫아 세속의 손님 없으니

紗帽籠頭自煎喫(사모롱두자전끽) 사모(紗帽)로 머리 감싸고는 스스로 차 끓여 마신다오

碧雲引風吹不斷(벽운인풍취부단) 푸른 구름 같은 차 연기 바람을 끌어 끊임없이 불어대고

白花浮光凝碗面(백화부광응완면) 흰 꽃 같은 차 거품 빛이 떠 찻잔 표면에 엉겨 있네 (20)

一碗喉吻潤(일완후문윤) 첫째 잔은 목과 입술 적시고

二碗破孤悶(이완파고인) 둘째 잔은 외로운 고민 달래고

三碗搜枯腸(삼완수고장) 惟有文字五千卷(유유문자오천권) 셋째 잔은 마른 창자 헤쳐주니, 오직 뱃속에는 문자 오천 권이 있을 뿐이라오.

四碗發輕汗(사완발경한) 平生不平事(평생불평사) 盡向毛孔散(진향모공산) 넷째 잔은 가벼운 땀을 내니. 평생에 불평스러운 일, 모두 땀구멍 향해 흩어지게 하네

五碗肌骨淸(오완기골청) 다섯째 잔은 살과 뼈대(肌骨)를 깨끗하게 하고

六碗通仙靈(육완통선령) 여섯째 잔은 신령(神靈)을 통하게 하며

七碗喫不得也(칠완끽부득야), 唯覺兩腋習習淸風生(유각양액습습청풍생). 일곱째 잔은 마실 것도 없이. 오작 겨드랑이에 날개 돋아 습습히 청풍이 일음 느끼네

蓬萊山(봉래산) 在何處(재하처) 玉川子乘此淸風欲歸去(옥천자승차풍욕귀거) 봉래산(蓬萊山)은 어느 곳에 있는가 옥천자(玉川子)는 이 청풍(淸風) 타고 돌아가고 싶다오

山上群仙司下土(산상군선사하토) 산 위의 여러 신선들이 하토(下土)를 맡았으나

地位淸高隔風雨(지위청고격풍우) 지위가 청고(淸高)하여 풍진(風塵) 세상과는 막혔네(30)

安得知百萬億蒼生(안득지백만억창생) 어찌 알겠는가 백만억조의 창생(蒼生)들이

命墮顚崖受辛苦(명타전애수신고) 운명이 높은 벼랑에 떨어져 고통 받음을

便從諫議問蒼生(변종간의문창생) 곧 간의대부(諫議大夫)에게 창생을 묻노니

到頭合得蘇息否(도두합득소식부) 필경에는 마땅히 소생(蘇生)함을 얻겠는가 (34)​

 

 

행유여력 즉이학문-(이를)행하고도 여력(여가)이 있으면, 그 것으로서 글을 배워야 한다. 논어 학이 6장. 고정 소대원 서. 황색 바탕에 흰 문양(7개) 화선지. 35×135cm.

 

 

* 이스라엘 산 오렌지 리큐어. 사브라 60% 0.8 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