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명시 감상

行經華陰(행경화음)/최호(당)-명시 감상 2,390

한상철 2024. 9. 1. 18:13

行經華陰(행경화음)

-화음을 지나가며

        崔顥(최호)/당

岧嶤太華俯咸京(초요태화부함경) 높이 솟은 태화산이 함양을 굽어보는데

天外三峰削不成(천외삼봉삭부성) 하늘 밖의 세 봉은 깎아서 이루지는 못하네 

武帝祠前雲欲散(무제사전운욕산) 한무제의 사당 앞에 구름이 흩어지려 하고

仙人掌上雨初晴(선인장상우초청) 선인장 위로는 비가 처음 개였네

河山北枕秦關險(하산북침진관험) 산은 북쪽 험준한 진관을 베고 누워 있고

驛樹西連漢畤平(역수서련한치평) 역의 나무는 서쪽 평평한 한치와 연이어 있네

借問路傍名利客(차문로방명리객) 묻노니 길 옆에서 명리를 쫓는 객들에게

無如此處學長生(무여차처학장생) 이 곳 만한 데가 없네 불로장생을 배움에 (번역 한상철)

華陰(화음) : 지금의 섬서성(陝西省) 화음현(華陰縣)으로, 화산(華山)의 북쪽에 있다. 산의 북쪽에 그늘이 지므로 ‘華陰(화음)’이라 칭한 것이다. 화산은 오악(五嶽) 중 서악(西嶽)으로 태화산(太華山)이라고도 하는데, 각 봉우리가 칼로 깎은 듯한 형상을 하고 있다.

岧嶢(초요) : 산의 높은 모습이다.

仙人掌(선인장) : 태화산 봉우리의 이름이다. ≪大淸一統志(대청일통지)≫ 卷242에 “廣豐縣(광풍현) 남쪽 35리 지점에 석봉이 담벼락처럼 서 있는데 손바닥 같은 흔적이 있었다.[在廣豐縣 南三十五里 石峯壁立 有痕如掌]”라고 하였다.

河山北枕秦關險(하산북침진관험) : ‘河(하)’는 위수(渭水), ‘山’은 화산(華山)을 가리키는데, 여기서는 산천의 형세를 뜻한다. ‘秦關(진관)’은 관문의 하나인 함곡관(函谷關)으로, 지금의 하남성(河南省) 영보현(靈寶縣) 지역에 있다. 전국시대 진(秦)나라가 세운 연유로, 진관이라 칭한 것이다.

漢畤(한치) : 한(漢)나라 때 천지(天地)와 오제(五帝)에게 제사 지내던 곳으로, 지금의 섬서성(陝西省) 풍상현(風翔縣) 남쪽에 있다. ‘畤(치)’는 ≪說文解字(설문해자)≫에 “천지와 오제가 기틀을 잡은 곳으로 제사를 지내는 땅이다.[天地五帝所基址祭地]”라고 하였다.

[通釋] 높이 솟은 태화산은 옛 진나라의 수도 함양을 굽어보고 있다. 하늘 밖으로 솟은 부용(芙蓉), 명성(明星), 옥녀(玉女) 세 봉우리는 인간의 힘으로 깎아서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닌 듯하다. 한(漢) 무제(武帝)가 지은 ‘巨靈祠(거령사)’ 앞에는 구름이 이제 막 흩어지고, 선인장(仙人掌) 위의 하늘은 비가 개이기 시작한다. 북쪽으로는 산천의 형세가 험준한 함곡관에 의지하고, 서쪽으로는 역참의 수목들이 평지 위의 제사 터와 연이어 있다. 한번 물어보세! 길가에서 명리를 쫓는 객들이여! 이 땅에서 불로장생을 배우는 것이 더 좋지 아니하랴?

<원문출처> 行經華陰〈一作山〉/作者:崔顥 全唐詩·卷130 - 32 行經華陰/ 本作品收錄於:《唐詩三百首》/維基文庫,自由的圖書館.

* 네이버블로그 안분지족에서 인용 수정.(2022. 12.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