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북창·한시집

홍포기우/한상철~어찌 자네는 늘 속임만- 오언절구 1-33

한상철 2014. 11. 26. 06:22

紅布欺牛(홍포기우)-禪詩

-붉은 베로 소를 속임

                                  韓相哲

紅布使迷牛(홍포사미우); 붉은 천은 소를 혼란에 빠트려

銳劍刺惱裏(예검자뇌리); 날카로운 칼로 뇌 속을 찌르이

殺煩得悅樂(살번득열락); 번뇌를 죽여 열락을 얻긴 하나

豈君恒被欺(기군항피기); 어찌 자네는 늘 속임만 당하니

 

* 압운; 裏 欺

* 홍포 즉 물레타(muleta)란, 투우에서 마타도르(수석투우사)가 흥분된 소를 칼로 찌를 때 쓰는 붉은 천을 말함.

* 여기서 소(자네)는 '번뇌' 혹은, 정반대인 '진리'를 은유한다.

* 예검은 혜검(慧劍) , 지혜의 칼인 반야검(般若劍)을 암유한다.

* 次溫鄕堂紅布詩韻-온향당의 한글 시 물레타에서 운을 빌려 읊음.

 

* 왜 소는 붉은 색을 보고 흥분하는가? 평생 일도 하지 않고 푸른 초원을 유유자적하든 소가 투우장에 끌려오면,

경기가 시작될 때까지 몇 시간 동안 캄캄한 독방에 갇힌다. 갑자기 변한 주변 환경에 정서적으로 크게 불안해 하다가,

햇볕이 작렬하는 투우장에 나서는 순간, 또다시 변한 환경과 관중들의 함성에 흥분하기 시작한다.

소는 불안과 공포에 휩싸여 있지만, 인간에게 적대행동을 당한 기억이 없기 때문에 인간을 공격하지 않는다.

 다만 흥분상태에서 비록 붉은 색은 보이지 않지만, 눈앞에서 어른거리는 천이 몹시 신경에 거슬려 위협을 느끼고 뿔로 받으려 한다.

오히려 붉은 색 천에 흥분하는 것은 열광하는 관중이다.

 

 

 

 

* '백설공주'로 명명했다, 꽃설백. 중국춘란 사란(絲蘭)계열이다. 

이 멋진 蘭사진은 다움 블로그 '청유'에서 인용(2014. 11.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