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명시 감상

踰鐵嶺(유철령)/남룡익(조선)-명시 감상 2,093

한상철 2022. 12. 20. 17:49

踰鐵嶺(유철령)

-철령을 넘으며


       南龍翼(남룡익)/조선
萬里投荒死亦甘(만리투황사역감) 만 리 변방에 유배되어 죽음도 달가운 처지이지만
深冤未暴痛何堪(심원미포통하감) 깊이 원통한 사정 밝히지 못해 아픔을 어찌 견디겠는가
憂因識字蘭均檜(우인식자란균회) 글을 알아 우환 겪은 일은 난초와 회나무가 같아지 듯
兆已徵詩鬼似藍(조이징시귀사람) 조짐이 이미 시로 징험된 일로 귀문관과 남관이 비슷하네
誰抱濕薪燔凍雉(수포습신번동치) 누가 젖은 땔나무를 품어와 언 꿩을 굽겠으며
且將枯草秣羸驂(차장고초말리참) 또한 묵은 꼴(건초)로 여윈 말을 먹이려 하겠는가
秦京消息從玆斷(진경소식종자단) 한양 소식은 이제부터 따라 끊길 터이지만 
月旣更新道改三(월기경신도개삼) 한 달이 넘도록 석 도(道)를 지나오다니 (번역 한상철)

* 제3구 난초는 작자가 빈교문에 도입한 '몽란(蒙蘭)'을 말하고, 회나무는 송의 소식이 지은 '회(檜)나무 시'를 말한다.
* 제4구 귀문관은 우리나라 함경도 지역 관문이고, 남관은 중국 남전현(南田縣)에 있는 관문이다.

* 제7구 진경은 원래 중국 진나라 도읍이지만, 여기서는 한양(서울)을 뜻한다.

* 인터넷에 예지몽(豫知夢)의 시, '그 때는 몰랐네' 로 소개되었다.

* 南龍翼(남룡익, 1628~1692); 조선후기 좌참찬, 예문관제학 등을 역임한 문신. 학자. 본관은 의령(宜寧). 자는 운경(雲卿), 호는 호곡(壺谷). 남복시(南復始)의 증손으로, 할아버지는 남진(南鎭)이고, 아버지는 부사 남득명(南得明)이며, 어머니는 신복일(申復一)의 딸이다.(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 출처 『호곡집(壺谷集)』 4권, 「유철령(踰鐵嶺)」

* 다음카페 무제 in 무설재 햇살편지 님 인용 수정.(2022. 12.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