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습멱구(逐濕覓句) 습기를 쫓아내고 시구를 찾다
2024. 7 .18(목). 덥고 습하다. 곳곳에 호우 경보가 내려졌다. 이번 장마가 끝나면, 폭염이 들이닥칠 것이다. 외출을 하지 않고 대비한다. 예전 한국요산회 회원들과 함께 전국의 산하를 누볐든 추억을 떠올리며, 사회관계망에서 보내온 여름꽃을 감상한다.
* 졸작 산악시조 한 수
11-7. 호모(homo)의 산사랑
풀숲에 몰래 숨어 요염한 눈길 주는
홍안(紅顔)에 주름치마 주머니 찬 꽃미남
기어이 그 불알 만져 흥분하는 산돌이
* 한석산(寒石山 1,119m); 강원 인제. 오지에 숨은 산으로 정상에 ‘한석산 점령 50주년 기념비’가 있는데, ‘점령’이 아니고, ‘수복’이 맞다. 1951년 제9보병사단 제30연대가 격전을 치른 후 되찾은 전략요충지다. 희귀한 복주머니란(개불알꽃, 광릉요강꽃)이 수줍음을 감추며, 살짝 얼굴을 내보인다. 주름진 푸른 치마 잎에 발그레한 꽃맥(실핏줄)이 두드러져, 마치 불알처럼 생긴 이 꽃을 보면, 이상하게도 흥분을 감추지 못한다. 조망이 좋아 설악 연봉을 비롯해 금강산도 보이며, 하산길이 어려워 고생했다.
* 졸저 『한국산악시조대전』부제 산음기 山詠 1-594(434면). 2018. 6. 25 도서출판 수서원.
©희귀한 북주머니란. 사진 지영선 한시 속으로 밴드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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