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전 문향

70. 바다와 하룡(下龍) 잔잔한 여명(黎明) 바다 통통배 정적 깨고 가난에 찌든 모자(母子) 백산호(白珊瑚) 캐는 찰나 영롱한 칠색룡(七色龍) 무리 하늘에서 내려와 * 하롱베이(Vinh Ha-Long 泳下龍); 베트남 북부 꽝닌성에 있는 아름다운 만(灣)이다. 3천여 개의 섬이 기암괴석을 이루어 놓았다. ..

69. 온천에 푼 여생고(餘生苦) 내리막 지옥곡은 유황내 짙은 안개 조난(遭難)한 내 여생에 사랑 종 울린다면 울짱 밖 이끼온천에 서러운 맘 풀리라 * 주봉 서쪽에 있는 지옥곡은 활화산으로 유황가스를 뽕뽕 내뿜는다. 그 밑 해발1,665m 지점에 스카다미못(姿見池)과, 옆 대피소격인 흑악석실(..

68. 욱악반향(旭岳反響) 당당한 정수리에 설국(雪國)은 일망무제(一望無際) 빈산에 인적 없어 부석돌 뒹구는데 공허한 메아리 앞에 산파도만 넘실대 * 일본 북해도 대설산 아사히다케(旭岳) 정상은 이외로 고요하고, 한 없이 펼쳐진 실루엣만 출렁여, 시불(詩佛) 왕유(王維)의 명시 녹채(鹿柴)가 떠오른다. 공산불견인(空山不見人) 단문인어향(但聞人語響) 반경입심림(返景入深林) 부조청태상(復照靑苔上) 빈산에 사람 보이지 않고/ 어디선가 말소리만 들려오는데/ 저녁놀 깊은 숲 속 들어와/ 또 파란 이끼를 비추네.

67. 흑악추색(黑岳秋色) 출렁댄 물결일까 북해도 함석지붕 칠부능(七部稜) 침엽수림 안개 맴돈 분화구 흰 산에 농묵(濃墨) 번짐도 홍엽(紅葉) 앞에 멈춰서 * 대설산(大雪山 2,290.3m): 일본의 국립공원으로, 북해도의 지붕이라 일컫는다. 6억6천5백만 평의 어마어마한 산군(山群)으로, 주봉은 아..

66. 지옥곡 유황탑과 구로베 댐 화산이 방귀 뀌지 구린내 난 지옥곡(地獄谷) 순금빛 유황탑을 돌부처 매화(梅花)라나 배 갈라 세속의 똥을 청호(淸湖)에다 씻으리 * 짙은 유황연기를 내뿜는 구린내 나는 지옥곡에는 꽤나 볼거리가 있다. 유황탑은 분출공(噴出孔)에서 뿜어낸 연기 중, 유황만..

65. 뇌조(雷鳥)와 눈잣나무 백설 위 초록더미 점점이 찍힌 선혈 빨간 순 쪼다 말고 비상하는 들꿩 한 쌍 뇌성이 휘몰아 칠 때 사랑노래 하려뇨 * 뇌조(들꿩); 빙하시대부터 생존해온 가장 오래된 새이다. 뇌성이 칠 때 나타난다 한다. 보호색을 띄고, 수컷의 벼슬은 붉다. 도야마(富山)현(縣)..

64. 웅산(雄山)의 기상 말 잔등 설릉(雪稜) 위로 앞발 쳐든 검은 곰 무사의 아들이라 살기가 등등 터니 하찮은 마늘냄새 땜 꽁무니를 빼다니 * 오오야마(雄山 3,003m); 다테야마(立山) 지구 최고의 명산이다. 일본국립지리원에서 세운 1등 삼각점과, 백엽상(百葉箱) 그리고, 신사(神社)가 있는 ..

63. 무로도(室堂) 설경(雪景) 눈 낭하(廊下) 아슬아슬 설마 하늘 무너지랴 약수 맛 일품인데 청차완(靑茶碗)에 담긴 연못 도립(倒立)한 검은 골리앗 팔매질에 넘어져 * 무로도(室堂); 다테야마(立山) 관광의 거점이다. 평원으로 약수, 못, 지옥곡 등 볼거리가 무수하다. 입구의 눈복도는 높이 2..

62. 고원의 원경(遠景) 톱니차 타고 오른 천상의 비취 정원(庭園) 브이(v) 형 암수 폭포 포옹하다 꼬꾸라져 고원(高原)은 큰 원추리꽃 황금 해일(海溢) 일으켜 * 일본의 알펜루트는 다테야마 역에서 출발한다. 지하 궤도열차를 타고 오르면, 산상 정원 비죠다이라(美女平)가 맞이한다. 무로도(..

61. 하동교(河童橋) 일우(一隅) 비온 뒤 초록 냇물 희뿌연 물안개여 부서진 은빛 물살 어른거린 하동(河童) 한 쌍 무지개 목교(木橋) 위에서 신명난 듯 더덩실 * 하동교(갓바바시); 일본 북알프스의 등반거점인 카미코지(上高地)에는, 짙은 초록빛을 띤 맑은 개천 아즈사가와(梓川)가 세차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