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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김삿갓 묘에서

26. 김삿갓 묘에서 참나리 소반에다 산을 잘게 썰어와 고 수레 한 점 뿌려 난고(蘭皐) 재치 불러올까 섬뜩한 외줄칼날 위 남사당이 춤추고 * 마대산(馬垈山 1,052m); 강원도 영월. 산 남쪽 옥동리 곡동천 위에 김삿갓 묘와 그의 시비군(詩碑群)이 있다. 능선에는 참나리가 흐드러지게 피었다. * 고수레; 사람들이 산이나 들에서 음식을 먹기 전에 먼저 토지신이 잡수시도록 "고수레" 한번 외치면서 음식 술 등을 던지는 주술행위이다. 정확한 유래는 따로 있으나, 지면관계로 생략한다. 山짐승, 들짐승 혹은 벌레들에게 배려한다는 뜻에서 분명 좋은 의식임에는 틀림없다. * 난고(蘭皐); 방랑 천재시인 김삿갓(본명 金炳淵)의 호. 풍자적이면서도, 때로는 외줄 위에 춤추는 광대마냥 섬뜩한 재치로 만인의 심금을 울렸..

25. 초봄의 용궁길

25. 초봄의 용궁길 싸락눈 흩뿌리니 멧토끼 펄쩍 뛰고 춘란은 몸부림쳐 억새파도 출렁이네 낭화(浪花) 핀 자라 등 탄 채 용궁길이 신난다 *오산(鰲山 687m); 전남 화순, 호남정맥. 자라처럼 생겼으며, 정상 부근에 자라목같이 생긴 바위와, 그 일대에 분포한 키 큰 억새밭과 간간이 발에 밟히는 춘란이 참 좋다. 싸락눈발이 몰아쳐 억새군락이 마치 흰 파도(浪花)가 핀 것처럼 아름다우니, 어찌 정맥 종주길이 즐겁지 아니하랴? 자라 대신, 내가 토끼 간을 용왕께 갖다 바칠까? 일명 별산(鼈山-자라 산)이라 한다. * 원래 오산은 큰 바다자라가 등에 지고 있다는 海中의 산으로 仙人이 산다고 함. 한자 '오' 정자는 쓰기 힘든 글자이다. 졸저 산시조 제 2집 산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