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명시 감상

再次韻(재차운)/이팽(북송)-명시 감상 2,006

한상철 2022. 9. 28. 10:08

再次韻(재차운)-四首其四

-다시 운을 빌리다

 

      李彭(이팽/北宋) 

種葵藝瓠成畦壟(종규예호성휴롱) 해바라기 심고 박을 가꾸니 밭두둑 이뤄지고

奇貨由來果可居(기화유래과가거) 기이한 물건 전해오니 과연 차지할 만하네

漢代封君渾未稱 (한대봉군혼미칭) 받은 칭호 한나라 때 여전히 부르지 않으니

故侯風韻擬相如(고후풍운의상여) 소평의 풍류와 운치는 사마 상여에 비긴다네

 

☞ 李彭(이팽/北宋), <再次韻(재차운)> (四首其四) 

- 奇貨可居: 진기한 물건은 일단 챙겨둘만한 가치가 있다는 뜻으로, 훗날 큰 이익으로 얻게 한다는 말이다. 여기서  `차지하다`라는 뜻. "좋은 기회를 기다려 큰 이익을 얻음,"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잡음" 등의 의미로 쓰인다. 여불위(呂不韋)는 전국시대 말 여러 나라를 다니며 장사를 하는 한()나라의 거상(巨商)이었다. 그는 조()나라 도읍인 한단(邯鄲)에 갔다가, 진()나라 소양왕(昭襄王)의 손자인 자초(子楚)를 우연히 알아 친교를 맺었다. 당시 子楚는 볼모의 신분으로 나라에 와 있었는데, 그를 본 呂不韋의 머리에 기발한 영감이 떠올랐다. 子楚야말로 투자할 가치가 충분한 존재라고 판단한 것이다. 그는 子楚를 찾아가 이렇게 말했다"공의 부친이신 안국군(安國君)께서는, 연로하신 부왕의 뒤를 이어 머잖아 보위에 오르실 것입니다. 하지만 정빈(正賓)인 화양부인(華陽夫人)에게는 소생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귀공을 포함한 여러 서출(庶出) 왕자들 가운데, 어느 한 분을 세자로 세울까요? 솔직히 말해 귀공은 결코 유리한 입장에 있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그건 그렇소만,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니겠소." "소생에게 천금이 있습니다. 그 돈으로 우선 華陽夫人에게 선물을 듬뿍 안겨 환심을 사고, 또 귀공이 귀국할 수 있도록 나라 대신들에게 백방으로 손을 쓰겠습니다. 그리고 귀공과 함께 나라 돌아가서 세자로 책봉되도록 전력을 다하겠습니다." 감격한 子楚 呂不韋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만약 일이 성사되면 맹세코 그대와 함께 평생 부귀를 함께 나누겠소." 呂不韋는 자기 자식을 회임한 애첩 조희(趙姬)까지 子楚에게 양보하며 막대한 재력과 능변(能辯)으로 子楚를 세자로 세우는데 성공했다. 마침내 子楚가 왕위(莊襄王)에 오르자 呂不韋는 재상이 되었고, 莊襄王 3년 만에 세상을 떠나자 상국(相國)이 되어 부귀와 영화를 누렸다.  趙姬가 낳은 그의 아들(嬴政)은 나중에 천하를 통일하고 시황제(始皇帝)가 되었다. 

- 封君: 봉지를 받은 귀족. 작위나 칭호를 받은(封爵) 사람 

- : 온통, 전부. 여전히, 아직도. 완전히, 그야말로. 

- 故侯: ()나라 때의 동릉후(東陵侯) 소평(邵平). 그는 나라가 멸망한 뒤, 포의(布衣)가 되어 장안성(長安城) 동남쪽 청문(靑門) 밖에서 오이를 심어 가꾸면서 여생을 마쳤다고 한다. 이를 청문종과(靑門種瓜) 또는 청문과(靑門瓜)동릉과(東陵瓜)라 한다. 

- 風韻: 풍류(風流)와 운치(韻致). 

- 相如: 서한(西漢) 때의 관리이자 문장가인 사마 상여(司馬 相如).  미인 탁문군(卓文君)과의 로맨스로 잘 알려져 있다.

☞  https://blog.daum.net/songchen/2980953 참조.

* 다음블로그 청경우독 해수 경해에서 인용 수정.(2022. 9. 28)

 

 

*  청말근대 금성 ( 金城 ) 의  < 규화도 ( 葵花圖 )> ( 設色紙本 , 137×40c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