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居(산거) -산에 살며 서경덕/조선 其 1 雲巖我卜居(운암아복거) 운암에 내가 자리 정해 살게 된 것은 端爲性慵疏(단위성용소) 오로지 성품이 게으르고 거칠어서지 林坐朋幽鳥(림좌붕유조) 숲에 앉아 그윽하게 새와 벗하고 溪行伴戲魚(계행반희어) 냇물에 가서는 고기와 짝해 노니네 閒揮花塢帚(한휘화오추) 한가롭게 꽃 언덕을 빗자루로 쓸고 時荷藥畦鋤(시하약휴서) 이따금 약초 밭을 호미로 맨다네 自外渾無事(자외혼무사) 스스로 외인으로 여겨 흐린 일 없고 茶餘閱古書(차여열고서) 차 마시며 여유롭게 옛 책을 본다네 其 2 花潭一草廬(화담일초려) 꽃 있는 못에 한 초가집이 瀟洒類僊居(소쇄류선거) 맑고 깨끗해 신선의 거처와 유사하네 山簇開軒面(산족개헌면) 산 무리 향한 집은 열려 마주하고 泉絃咽枕虛(천현열침허) 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