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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초봄의 용궁길

25. 초봄의 용궁길 싸락눈 흩뿌리니 멧토끼 펄쩍 뛰고 춘란은 몸부림쳐 억새파도 출렁이네 낭화(浪花) 핀 자라 등 탄 채 용궁길이 신난다 *오산(鰲山 687m); 전남 화순, 호남정맥. 자라처럼 생겼으며, 정상 부근에 자라목같이 생긴 바위와, 그 일대에 분포한 키 큰 억새밭과 간간이 발에 밟히는 춘란이 참 좋다. 싸락눈발이 몰아쳐 억새군락이 마치 흰 파도(浪花)가 핀 것처럼 아름다우니, 어찌 정맥 종주길이 즐겁지 아니하랴? 자라 대신, 내가 토끼 간을 용왕께 갖다 바칠까? 일명 별산(鼈山-자라 산)이라 한다. * 원래 오산은 큰 바다자라가 등에 지고 있다는 海中의 산으로 仙人이 산다고 함. 한자 '오' 정자는 쓰기 힘든 글자이다. 졸저 산시조 제 2집 산창에서.

가을의 소리!

칼럼/ 여시아문] 가을의 소리 한상철/ 시인 달빛 교교(皎皎)한 적요(寂寥) 흐른 산사에서 한밤의 풀벌레소리를 한번 들어보았는가? 속세에 찌든 모든 망념(妄念)은 사라지고 대자연이 토한 묘음(妙音)이 온통 폐부로 빨려들어 갈 것이다. 몰아지경(沒我之境)! 중생이 느낄 수 있는 최고의 경지에 이른다. 절후는 한 치의 오차 없이 순환한다. 올해는 7월 윤달이 있어 한낮은 늦더위가 제법 위세를 부리지만 그래도 아침저녁은 선들선들하다. 23일은 첫서리가 내리는 상강이다. 초목의 잎을 시들게 하고 겨울에 대비토록 미리 알려준다. 소슬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하면 낙엽이 우수수 떨어지고 산천도 여름내 참았던 울음을 토한다. 거문고와 대금 가락이 아무리 뛰어나다 한들, 대숲에 이는 바람과 섬돌 밑 귀뚜라미소리를 당하겠는가..

15.칼럼 2006.1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