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북창·한시집 81

작반/한상철~작은 은혜로-오언절구 1-42

1-33 鵲飯(작반) -까치밥 韓相哲 摘柿莫取全(적시막취전); 감을 딸 때에는 모두 갖지 말게 必殘兩三果(필잔량삼과); 두세 개는 반드시 남겨놓아야 其用鵲冬飯(기용작동반); 까치의 겨울밥으로 쓰일 터니 小惠爲相和(소혜위상화); 작은 은혜로 서로 따뜻하다네 * 압운; 果 和 * 소혜; 작은 은혜. 촉의 명상(名相) 제갈 량이 한 말이다. 治以大德 不以小惠 (치이대덕 불이소혜). 즉, 다스림은 큰 덕으로 하는 것이지, 작은 은혜로 하는 것이 아니라는 뜻. 삼국지 촉서 후주전에 나온다. * 감을 달 때에는 모두 따지 말고 두세 개를 까치밥으로 남겨두는 게 좋은데, 요즈음은 매정하게도 몽땅 따버린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사상이 메말라간다. 도농(都農) 할 것 없이, 모든 과일도 마찬가지다. * 졸저 한시집 「北窓..

9.북창·한시집 2014.12.05

강설성/한상철~눈이 얼마나 내렸는지-오언절구 1-41

降雪聲 -눈이 내리는 소리 韓相哲 冬夜三更暖(동야삼경난); 겨울 깊은 밤은 따스한데 美人獨居那(미인독거나); 아름다운 여인아 어이 방에 홀로인가 但聞解裙聲(단문해군성); 다만 들려오는 건 속치마 벗는 소리뿐이니 不知降雪多(부지강설다); 눈이 얼마나 내리는지 알 수 없구나 * 압운; 那 多 * 백사(白沙) 이항복(李恒福 1556~1618)의 동방양소(洞房良宵) 가인해군성(佳人解裙聲)에서 차운(次韻)함. * 시인 김광균도 눈이 내리는 소리를 ‘설야’(雪夜)에서, 위 구절을 빌려 “머언 곳에 여인의 옷 벗는 소리”로 표현했다. * 소엽풍란. 소복한 여인마냥 꽃이 무척 맑고, 꽃대가 잘 올라왔다. 이 사진은 다음 블로그 '청유'에서 인용(2014.11.27).

9.북창·한시집 2014.12.04

찬목과/한상철~모과를 칭찬함-오언절구 1-39

讚木瓜(찬목과)-滅自成香 모과를 칭찬함-자신을 죽여 향을 만듬 韓相哲 木瓜雖醜貌(목과수추모); 모과는 비록 못생겼어도 滅自淸香生(멸자청향생); 자기를 버려 맑은 향을 만든다네 腐進芳益善(부진방익선); 썩을 수록 향기가 더 좋아지나 衆人眞價盲(중인진가맹); 뭇사람이 참 가치를 모른다네 * 압운; 生 盲 * 제 2구 '滅自'는 춘추시대의 고사 대의멸친(大義滅親)과 연관 있는 말이다. * 우리는 자기를 버려 남이 즐거워진다면, 이 또한 보람 아니겠는가? * 창포원 모과나무 (2014. 9월 말경)

9.북창·한시집 2014.1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