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선가(신선의 노래)·제4시조집 108

68. 자운영

68. 자운영(紫雲英) 아지랑이 논두렁에 버려진 녹 쓴 보습 깨진 쟁반에서 노고지리 날아가고 몽알댄 보라구름 위 얼룩빼기 누웠네 * 자연상태의 자운영 논, 요즈음 보기 드물다. 농토에 유익한 이름이 운치 있는 풀로, 봄을 대표하는 들판의 요조숙녀다. 봄바람이 살랑살랑 불면 연자주꽃무리가 아지랑이 덕분에 보라구름을 빚는다. 논벌레가 많아 종다리와 친하며, 논두렁에 어쩌다 밟히는 화조문(花鳥紋)이 새겨진 귀한 청화백자 사금파리는 마치 종달새가 날아오르듯 멋있다. * 자운영을 일명 연화초(蓮花草)·홍화채(紅花菜)·쇄미제(碎米濟)·야화생·미포대(米布垈)라고도 한다. 영국에서는 양이 이 풀을 먹으면 젖이 많이 나온다고 해 ‘밀크의 참새 완두’라고 부른다. 꽃말은 그대의 관대한 사랑, 나의 행복, 감화이다. * 노..

61. 용맹정진 1

61. 용맹정진 1 용문(龍門)에 오르려다 이마만 깨진 잉어 피를 찍어 시를 쓰도 귓도리가 읽지 않기 계도(戒刀)로 간장(肝腸) 도려내 들개에게 던져주리 * 삿된 생각이 일어나면 바로 끊어라! 옛 선승의 걸망 속에 산립(山笠-삿갓), 주장(柱杖-지팡이) 등과 함께 반드시 지녀야 할 도구가 계도(戒刀)다. 물론 머리나 물건을 자를 때 쓰지만, ‘계를 철저히 지키라’ 는 지계 (持戒)의 의미가 더 크다 (간화선). * 점액(點額); 시험에 낙제함을 이름. 용문을 오른 잉어는 용이 되지만, 못 오른 놈은 이마만 다치고 되돌아간다는 데서 비유. 낙폭(落瀑)하여 아가미만 헐떡거리지 말고.. * 하급의 도는 산중에 있고, 중급의 도는 저자에 있으며, 상급의 도는 목숨을 건 전쟁터에 있다. 이처럼 목숨을 걸고 용맹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