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 31

추억의 다방-풍속도 엿보기/반산 한상철

서울시내 중심가에 옛날 식 다방이 몇 군데 남지 않았다.2024. 4. 29(월) 오후는 덥다. 17:00~전철 제 3, 4호선 충무로역 8번 출구에서 모처럼 박춘근, 조정기 문우와 만나, 부성빌딩 지하 쌈밥집으로 이동해 이른 저녁을 먹는다. 이어 충무로 초원다방까지 걸어가 커피를 마신다. 예전 큰 다방에는 뮤직박스가 있어, 디스크 자키가 손님의 신청곡을 틀어주든 정서를 이제는 맛볼 수 없다. 담배 연기 자욱한 곳에서, 마주 앉아 연애담과 애환을 나누든 정든 '추억의 공간'이 시대에 밀려 사라졌다. 방가위지(方可謂之), 풍속사(風俗史)의 변천이다. 입하가 가까이 오니, 해도 제법 길어졌다. 19:10 쯤 나온다. 땅거미가 진 거리는 새하얀 이팝나무꽃이 밝혀줘 꽤나 운치 있다...* 졸작 세정산보 시조 한..

19.사진 2024.04.30

琴歌(금가)/이기(李頎)/당-명시 감상 2,340

琴歌(금가)-거문고 노래​       이기(李頎)/당主人有酒歡今夕(주인유주환금석) 주인은 오늘 저녁 즐기려 술을 준비하고請奏鳴琴廣陵客(청주명금광릉객) 광릉객에게 거문고 연주를 청하네月照城頭烏半飛(월조성두오반비) 달은 성 머리를 비추고 까마귀는 나즈막이 나는데霜淒萬樹風入衣(상처만수풍입의) 서리는 온갖 나무에 처량하고 바람은 옷에 스미네銅鑪華燭燭增輝(동로화촉촉증휘) 구리 화롯불과 등불은 더욱 빛을 발하는데初彈淥水後楚妃(초탄록수후초비) 처음은 녹수곡이오 다음이 초비탄이라一聲已動物皆靜(일성이동물개정) 소리 한번 울리니 이미 만물은 모두 고요하고四座無言星欲稀(사좌무언성욕희) 좌중(좌우전후)이 말이 없자 별은 드물어지려 하네淸淮奉使千餘里(청회봉사천여리) 맑은 회수로 명을 받들어 천여 리를 왔건만敢告雲山從此始(감고운..

14.명시 감상 2024.04.30

하심무애(下心無碍)/반산 한상철

하심무애(下心無碍)-마음을 내려 놓으니, 거리낌이 없다!* 경쟁심, 자만심, 시기심은 스스로를 옥죄는 독소(毒素)다.​2024. 4. 28(일); 개임. 기온차가 심하다. 서울 아침 13 도, 낮 최고 29도. 신체적응이 점차 힘든다. 15: 00~ 종로3가 국일관 옆 '세상을 여는 창'에서, 제 31호(2024 봄호) 출판기념회를 연다. 한창 더울 시각 냉방이 안된 데다, 좁은 공간에 16인이 자리하니 갑갑해 견딜 수가 없어, 미리 나왔다. 그 순간 이승영 전 교수가 자작(自作) '진안과 마이산' 하이쿠 5구에 대한 자문을 구해오기에, 즉석에서 응하고, 퇴고를 권유했다. * 4. 28 다른 행사; 한국문인산악회 양주 불곡산 둘레길 걷기(제 1,761차 산행).10;00 전철 1호선 양주역 집합. 불참..

19.사진 2024.04.28

명부재진유인즉사(名不在振有仁則士)/반산 한상철

명부재진유인즉사(名不在振有仁則士) 이름은 떨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어짐이 있어야 선비라 할 수 있느니라!(한상철 지음)-유우석(당)의 누실명에 화답하다.​2024. 4. 27(토). 맑고 덥다. 11:00~북한산 우이지구 무당골에서, 2024 산악인합동추모식이 열리다. 필자는 일찍 자리했다. 강태선 서울특별시체육회장, 이인정 아시아산악연맹회장 등이 참석했다. 서울산악동우회, (사) 한국산서회 회원 자격으로 각각 분향한다. 마친 뒤, 산서회 제석에서 음복한다. 동우회 안일수 총무가 페이스북 게재 글에 대해 조언한다. 가감 없이 수용한다. 몸 상태가 좋지 않아, 단체 점심자리에 어울리지 않고, 혼자 내려와 귀가한다. 서산 이원각 제자가 부친 옻순이 와 있다. 또, 딸이 청소차 왔다.* 졸저 『風竹』 강..

19.사진 2024.04.27

望江南(망강남)-詞(사)/오문영(송)-명시 감상 2,339

望江南(망강남)-詞(사)-강남을 바라보며​       오문영(吳文英)/송三月暮(삼월모) 삼월은 저물어花落更情濃(화락갱정농) 꽃이 떨어지니 다시 정은 짙어가고 人去鞦韆閑掛月(인거추천한괘월) 사람(임)이 가고 없는 그네에 한가히 달이 걸렸네馬停楊柳捲嘶風(마정양류권시풍) 말이 멈춘 버들에는 울음소리 말아버린 바람 불고堤畔畵船空(제반화선공) 방죽 가에 꽃(그림)배는 비어 있네 ​懨懨醉(염염취) 편안함에 취해盡日小簾櫳(진일소렴롱) 온종일 작은 발 걸린 창에 머무네宿燕夜歸銀燭外(숙연야귀은촉외) 밤에 돌아와 잠든 제비는 은촛대 밖이고流鶯聲在綠陰中(류앵성재록음중) 흐른 꾀꼬리 소리는 녹음 속에 있다네 無處覓殘紅(무처멱잔홍) 남은 붉음(꽃)마저 찾을 곳이 없음이여 (번역 한상철) * 오문영(吳文英,1212~1272); ..

14.명시 감상 2024.04.26

춘전개목(春展開目)/반산 한상철

춘전개목(春展開目)-봄 전람회에 눈을 뜨다.촌정윤석(寸情潤席)-마디 정은 자리를 윤택하게 한다. 2024. 4. 24(수) 제2차 기록. 하오 이세규 선생과 함께 인사동 한국미술관 2층 2024년 월드아트페어전을 들러본다. 이어 인사아트플라자 2층 수묵산수화 단체전을 관람하며, 출품작가와 모처럼 기념사진을 찍다. 여타 전시장 몇 군데를 더 구경하고, 17: 40~ 낙원 지하상가 엄마김밥집에서 소주 한 잔 하다. 안주는 저녁 겸 국수. 주중인데도, 매우 번잡해 주문이 더디다. 마침 옆자리 2인(통성명 하지 않음)이 우리를 지켜보고 안스러운지, 두부를 조금 덜어 우리 쪽으로 넘겨준다. 고맙다. 대각선 자리 노인 두 분도 닭매운탕이 끓자, 그 앞자리 젊은 남녀 2인에게 고기를 나누어 주는 흐믓한 장면을 목격했..

19.사진 2024.04.26

춘만엽무(春晩葉茂)/반산 한상철

봄은 저물어 가고 잎은 무성하다.2024. 4. 24(수). 비오다 그침. 개이다 흐리다 반복. 10:00~경복궁역 3번 출구에서 벗 김기오, 박동렬과 함께 인왕산 자락길을 걷는다. '사람과 산' 밴드에 모 산인은 "이 산을 꾸준히 올라 암을 극복했다"는 기사를 보았다. 기가 센 산임에는 틀림 없다. 먼저 자하문 터널(465m)을 지나, 오른 쪽 첫 버스 정류장 바로 옆 건물(1층)로 이사한, 세종표구(주, 한창희)에 들른다. 며칠 전 무행이 쓰준 '사령운의 등지상루' 행초서 배접을 맡기다. 경복궁역에서 출발하는 모든 버스는 여기를 통과하므로, 앞으로 부암동 고개길을 이용할 것이다. 서시정에서 휴식을 취하고, 다시 궁정동쪽으로 내려서다. 오늘은 얼마 걷지 않는다. 점심 먹으려 들어간 청운초등학교 옆 옛 ..

19.사진 2024.04.26

烈女操(열녀조)/맹교(당)-명시 감상 2,338

烈女操(열녀조)-열녀의 지조 ​ ​       孟郊(맹교)/당梧桐相待老(오동상대로) 오동은 서로 기대어 늙어가고鴛鴦會雙死(원앙회쌍사) 원앙은 한 쌍이 함께 죽는다지오貞婦貴徇夫(정부귀순부) 정숙한 부인은 남편 따라 죽는 것을 귀히 여기니舍生亦如此(사생역여차) 묵숨을 버리는 것이 또한 이와 같지오波瀾誓不起(파란서부기) 물결은 맹세코 일어나지 않으리니妾心井中水(첩심정중수) 첩(저)의 마음은 우물 속의 물이랍니다 (번역 한상철)​* 오언육구시다. 압운은 제 3, 6구에 있다.* 다음카페 칭다오 북경노인 인용수정.(2023. 5. 2)

14.명시 감상 2024.04.25

茶歌(차가)-謝孟諫議簡惠茶(사맹간의간혜차)/노동(盧仝, 당)-명문 감상 57

茶歌(차가) -간의대부(諫議大夫) 맹간(孟諫)이 차를 보내준 것에 사례하다​       盧仝(노동)/당日高丈五睡正濃(일고장오수정농) 해가 한 발이나 높도록 잠이 바로 깊었는데軍將扣門驚周公(군장구문경주공) 군장(軍將)이 문 두드려 주공(周公)의 꿈 놀라 깨게 하였네 口傳諫議送書信(구전간의송서신) 입으로 전하기를 간의대부(諫議大夫)가 서신 보내다 하니白絹斜封三道印(백견사봉삼도인) 흰 비단에 비스듬히 봉하고 세 개의 도장을 찍었구나 開緘宛見諫議面(개함완견간의면) 봉함(封緘) 열자 완연히 간의대부(諫議大夫)의 얼굴 보는 듯하니首閱月團三百片(수열월단삼백편) 첫번째로 월단(月團) 삼백 편 보았노라 聞道新年入山裏(문도신년입산리) 들으니 새해의 기운이 산속에 들어와蟄蟲驚動春風起(칩충경동춘풍기) 땅속에 숨어 있던 벌레..

13.명문 감상 2024.04.25

漢陽村莊(한양촌장)/한종유(고려)-명시 감상 2,337

漢陽村莊-其一-한양촌 별장​      韓宗愈(한종유)/고려​十里平湖細雨過(십리평호세우과) 십 리 평온한 호수에 이슬비 지나더니一聲長笛隔蘆花(일성장적격로화) 한 가락 긴 피리 소리 갈대꽃 너머에서 들리네直將金鼎調羹手(직장금정조갱수) ​곧 바로 나라 일을 수행 할 재상이 손수還把漁竿下晩沙(환파어간하만사) 다시 낚시대 잡고 저문 물가로 내려가네 (번역 한상철)​* 漢陽村莊: 한강상류 '저자도'(楮子島, 과거 옥수동과 금호동 사이의 모래섬)에 있었든, 한종유의 별장.* 細雨: 가랑비 .이슬비. 안개비.* 隔: 막다. 격리. 간격(거리)이 있다.* 直: 곧다. 바르다. 곧, 즉시. 다만. 값(치)* 將: 장수.장차. 문득. 만일. 한편. 오히려.* 金鼎調羹: 금솥의 국 간을 조절하다. 재상으로서 임금을 도와 國事..

14.명시 감상 2024.0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