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7 72

도봉산과 서울 창포원의 장마철 정취

2022. 7. 21(목); 흐리고 칙칙하다. 해갈이 충분히 되었으니, 이제는 장마가 걷어지면 좋겠다. 오후는 창포원에 운동하러 가다. 도중 참나무 밑에서 낯선 여류가 마이크로 가요연습을 해, 탐방객의 귀를 즐겁게 해준다. 애창곡을 신청하니, 녹음장치가 된 자동반주기라 어렵다 한다. 스스로, "유투버에서 활동하는 꽤 유명한 K 가수"라 소개한다. 마스크를 쓰 잘 모르겠으나, 30여 세쯤 되어 보인다. 나무에 가려 찍는 조건으로 촬영에 응해준다. 각설, 필자는 맨발로 후보(後步, 뒤로 걷기)를 하다가, 뷰포인트에서 안개 낀 도봉산 정상부를 한번 담아봤다. * 졸작 서울 창포원 관련 시조 3수. 3-93. 회산(繪山)-선시 (2017. 7. 28) -장마철 창포원에서 도봉산 그리기 후두두 소나기에 창포꽃 풀..

19.사진 2022.07.22

老人村(노인촌)/왕개(남송)-명시 감상 1,883

老人村(노인촌) 王漑(왕개/南宋) 山前老澤經行路(산전로택경행로) 산 앞 노택의 큰 길을 지나는데 百歲翁翁猶健步(백세옹옹유건보) 일백 살 된 늙고 늙은 이가 되레 잘 걷네 非仙非佛非鬼神(비선비불비귀신) 신선도 아니요 부처도 귀신도 아니기에 不識人間鹽與醋(불식인간염여초) 인간사의 쓰라리고 고된 일 알지 못하네 嗜欲旣淺亦機深(기욕기천역기심) 기욕은 벌써 얕고 또한 천기는 깊어서 窟宅宜與仙家鄰 (굴택의여선가린) 굴택이 제격이라 선가와 더불어 이웃했네 ☞ 王漑(왕개/南宋), - 鹽與醋: 소금과 식초. 짜고 신 맛. 세상사의 쓰라리고 고된 일(辛酸). - 嗜欲旣淺亦機深: 嗜欲은 향락을 탐내는 것. 상식의 한도를 넘어선 욕망. ≪장자(莊子)≫ 에 `其嗜欲深者 其天機淺`(기기욕심자 기천기천)이라는 말이 나온다. 嗜欲이..

14.명시 감상 2022.07.22

七夕有懷(칠석유회)/유계(남송)-명시 감상 1,882

七夕有懷(칠석유회) -칠석날 있은 생각 兪桂(유계/南宋) 擘釵情緒思悠悠(벽채정서사유유) 헤어짐의 정서 속에 생각은 유유한데 月下穿針懶傍樓(월하천침나방루) 달 아래 누각 곁에서 나른히 실을 꿰네 非獨雙星苦離別(비독쌍성고이별) 오직 견우성과 직녀성은 기어코(괴롭게) 헤어지니 人間天上一般愁(인간천상일반수) 인간세상이나 천상이나 시름은 일반이어라 ☞ 兪桂(유계/南宋), - 擘釵: `나뉜 비녀`(分釵), 곧 부부나 연인의 헤어짐(破鏡)을 뜻한다. - 穿針: 바늘에 실을 꿰다. 옛날 칠석(음력 7월 7일 저녁)에 부녀자들이 일곱 개의 바늘에 실을 꿰어 직녀성(織女星)에게 지혜와 재능을 달라고 빌었던 풍속이 있었다. - 非獨: `아니다` 따위의 부정어 앞에 쓰여 `다만`ㆍ`오직`의 뜻을 나타낸다. - 雙星: 은하수(..

14.명시 감상 2022.07.21

西江春曉(서강춘효)/권만(조선)-명시 감상 1,881

西江春曉(서강춘효) -서강의 봄날 새벽에 권만(權萬)/조선 江鷄喔喔曙光催(강계악악서광최) 강가 닭이 꼬끼오 울며 새벽빛 재촉하니 眞面溪山次第開(진면계산차제개) 개울가 산의 참 모습이 차례로 나타나네 隔案帆竿森似束(격안범간삼사속) 책상 건너 편 돛대는 묶인 듯 늘어서고 草靑沙白鳥飛回(초청사백조비회) 풀 푸른 백사장은 새가 날아 돌아가네 (번역 한상철) 江鷄(강계) : 강가 마을의 닭. 喔喔(악악) : 닭이 꼬끼오하고 우는 소리. 曙光(서광) : 새벽빛. 次第(차제) : 차례로. 隔案(격안) : 책상을 사이에 두고. 帆竿(범간) : 물가에 세워둔 배의 돛대. 森似束(삼사속) : 묶어둔 것처럼 많이 서 있다. * 다음카페 한시 속으로에서 인용 수정.(2022. 7. 21)

14.명시 감상 2022.07.21

禽蟲十二章(금충십이장)/백거이(당)-명시 감상 1,880

禽蟲十二章(금충십이장)-(其二) -새와 벌레 열 두 글 白居易(백거이/唐) 水中科斗長成蛙(수중과두장성와) 물속 올챙이는 자라서 개구리 되고 林下桑蟲老作蛾(임하상충로작아) 숲 아래 뽕나무 애벌레는 늙어 나방이 되지 蛙跳蛾舞仰頭笑(와도아무앙두소) 개구리 뛰고 나방이 춤추니 머리 들어 웃거늘 焉用鵾鵬鱗羽多(언용곤붕린우다) 어찌 곤붕을 두고 숱한 물고기와 새를 들먹이리 ☞ 白居易(백거이/唐), (其二) - 桑蟲: 뽕나무하늘소 애벌레. - 鵾鵬: 곤어(鯤魚)와 붕조(鵬鳥). 둘 다 상상속의 동물. 재능이 탁월함 또는 원대한 뜻을 가진 사람을 비유하기도 한다. 북명(北溟)에 鯤이라는 물고기가 있는데 그 크기가 몇 천리인지 모른다. 또 물고기가 화하여 鵬이라는 새가 되는데. 그 등(背)이 몇 천리나 되는지 모른다. ..

14.명시 감상 2022.07.20

忘憂草(망우초)/황산수(청)-명시 감상 1,879

忘憂草(망우초)-화제(畵題) 황산수(黃山壽)/청 我非兒女腸(아비아녀장) 내 아녀자의 소견을 갖지 않았거늘 焉用忘憂草(언용망우초) 어찌 망우초를 쓰겠는가 欲箝黃鵠嘴(욕겸황곡취) 고니의 부리에 재갈을 물리려는데 可惜金英好(가석금영호) 안타깝구나 노란 꽃이 매우 예쁘니 ☞ 황산수(黃山壽), 화제(畵題) - 腸: 창자. 마음. - 忘憂草: 근심이나 걱정을 잊게 하고 허전함과 쓸쓸함을 덜어준다는 풀. 요수초(療愁草)라 쓰기도 한다. 우리말로 원추리라고 하며 한자로는 훤초(萱草)라 한다. 고대 중국에서는 훤초를 萱草, 藼草 또는 諼草라 쓰기도 했다. 훤초(諼草)의 훤(諼)은 '잊는다'는 뜻이니 훤초는 "잊게 하는 풀"이 된다. - 箝: 재갈을 채우다. 입을 다물다. 끼우다. - 黃鵠嘴: 고니가 입을 벌린 듯한 모습..

14.명시 감상 2022.07.20

夏日村居(하일촌거)/우신행(명)-명시 감상 1,878

夏日村居(하일촌거)-(四十二首其十七) -여름 날 마을에 살다 우신행(于愼行/明) 面面溪山繚繞(면면계산료요) 보이는 곳곳은 개울 산이 에둘렀고 村村花樹蒙籠(촌촌화수몽롱) 마을마다 꽃피는 나무로 무성하네 人在淵明記裏(인재연명기리) 사람은 무릉도원 속에 있고 家居摩詰圖中(가거마힐도중) 거처는 왕유의 그림 가운데 있네 ☞ 우신행(于愼行/明), (四十二首其十七) - 繚繞: 빙빙 돌며 올라가다. 피어오르다. 감돌다. 맴돌다. - 花樹: 꽃이 피는 나무. - 蒙籠: 초목이 무성한 모양. 초목이 무성한 곳. 시각이 모호한 모양. - 淵明記: 동진(東晉) 때의 전원시인 도연명(陶淵明)이 지은 산문 . - 摩詰圖: 당대(唐代) 시인이자 화가 왕유(王維)의 그림. 摩詰은 그의 자(字). * 다음블로그 청경우독 완이락지에서 ..

14.명시 감상 2022.07.19

送劉惠卿(송유혜경)/양만리(송)-명시 감상 1,877

送劉惠卿(송유혜경)-(二首其二) -유혜경에 보내다 楊萬里(양만리/南宋) 舊病詩狂與酒狂(구병시광여주광) 시에 미치고 술에 미침은 해묵은 병이나 新來泉石又膏肓(신래천석우고황) 산수를 사랑함이 새 병으로 나타났네 不醫則是醫還是(부의즉시의환시) 고치지 않음은 외려 고칠 수 있다는 뜻일진대 更問無方定有方(갱문무방정유방) 처방이 없다기에 다시 물으면 꼭 처방이 있더군 ☞ 楊萬里(양만리/南宋), (二首其二) - 舊病: 지병, 고질병. - 泉石又膏肓: 천석고황(泉石膏肓). ☞ https://blog.daum.net/songchen/15715131 참조. * 다음블로그 청경우독 완이락지에서 인용 수정.(2022. 7. 18) * 청대 ( 淸代 ) 석도 ( 石濤 ) 의 경심 ( 鏡心 ) ( 紙本..

14.명시 감상 2022.07.19

莫愁曲(막수곡)/이영보(조선)-명시 감상 1,876

莫愁曲(막수곡) - 시름이 없는 노래 李英輔(이영보)/조선 二八吳娃花揷頭(이팔오왜화삽두) 열 여섯 예쁜 아가씨는 머리에 꽃을 꽂고 每逢春日動春愁(매봉춘일동춘수) 매 봄날을 맞아 봄 시름에 휘둘린다네(싱숭생숭하네) 若爲化作前江水(약위화작전강수) 만약 다시 태어나면 앞의 강물이 되어서 天際隨君日夜流(천제수군일야류) 하늘 가 님을 따라 밤낮으로 흐르리라 (번역 한상철) 二八(이팔) : 16세. 花揷頭(화삽두) : 머리에 꽃을 꽂다. 吳娃(오왜) : 오나라 미인. 일반적으로 이쁜 아가씨를 지칭 함. 化作(화작) : 변화하여 되다. 天際(천제) : 하늘 가. * 李英輔(이영보, 1686~1747); 조선 『동계유고』를 저술한 학자. 본관은 연안(延安). 자는 몽여(夢與), 호는 동계(東溪). 아버지는 통덕랑 이화..

14.명시 감상 2022.07.19

성하완보(盛夏緩步)-한국문인산악회

장마철 여우비의 정취! 시민과 어울렁 더울렁 풍류! 2022. 7. 17(일, 제헌절) 10:00~ 한국문인산악회(회장 강정화)는 전철 제3호선 경복궁역 1번 출구에 모여, '사직단'(단체사진)부터 시작하는 인왕산 둘레길을 걷다. 간사 황인선 씨가 나오지 않아, 언약대로 필자가 오늘 산행(제1,672차) 안내를 맡았다. '황학정' 조금 지나니, '여우비'(天漏, 호랑이 장가 가는 날)가 잠시 스친다. 조망소 무무대(無無臺)에서 사진 촬영을 한 후, 바로 나아가다. 마지막 휴식처인 서시정(序詩亭, 현판 글씨 초정 권창륜)에서, 휴식을 취하며 시낭송과 가요 등 풍류를 즐기다. 먼저 이세규 선생이 지은 즉흥한시 칠언절구 '인왕소요' 발표가 있은 다음, 순서에 따라 진행하다. 이 장면을 줄곧 지켜보든 과객(過客..

19.사진 2022.0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