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8 83

嘲教授(조교수)/서용형(송)-명시 감상 1,937

嘲教授(조교수) 徐用亨(서용형/宋) 誰把先生號冷官(수파선생호랭관) 누가 선생을 두고 냉관이라 했나 令名深愧馥秋蘭(영명심괴복추란) 좋은 명성이 향긋한 추란에 몹시 부끄러우이 孟公豈是陳驚座(맹공기시진경좌) 호주가 진준이 어찌 진경좌이겠으며 子夏元非杜小冠(자하원비두소관) 두업은 원래 소관자하가 아니었네 涇渭合流雖若混(경위합류수약혼) 경수와 위수가 합류해 섞이더라도 雲泥敻絶不相干(운니형절부상간) 구름과 진흙만큼이나 동떨어져 상관 않지 寄言世上多風鑑(기언세상다풍감) 세상에 풍모로 성품을 알아보는 일 많거니 一笑何妨改眼看(일소하방개안간) 한 번 웃고 시각을 바꿔보는 것도 괜찮으리 ☞ 徐用亨(서용형/宋), - 冷官: 보수와 지위가 낮아 보잘 것 없는 벼슬이나 벼슬아치. 직무가 번거롭지 않은 청한직(淸閑職). 반대로 ..

14.명시 감상 2022.08.20

인왕산 초가을 서정-주중 둘레길

고궁의 수목은 참 멋지다! 2022. 8.18(목) 10:00~ 개이고 오후는 덥다. 벗 3인이 모여 주중 인왕산 둘레길을 걷다. 사직터널 위 길을 걸으며, 점점 사라져 가는 옛 동네의 모습을 눈에 담는다. 순성길 일부는 코스모스가 군락을 이룬다. 필 때쯤에 멋진 풍광을 볼 수 있겠다. 장근화 형의 몸 상태를 고려해 정상을 가지 않고, 바로 평길로 진입하다. 무무대에서 잠시 조망 후, 쉬지 않고 걸어가 윤동주 시비 근처에서 휴식하다. 마침 축제기간이라, 중등부, 고등부 수상작 시화전을 열고 있다. 고개에서 걸어내려와 세종표구에 선걸음으로 들러 안부만 물은 후, '뚱락원' 식당에서 점심을 먹다. 그 후 인근 경복궁 수목원에서 정담을 나누며, 초가을의 풍치를 만끽하다. 장근화 형의 부인이 마련해준 원두 커피..

19.사진 2022.08.19

七夕(칠석)/수향각 원씨(조선)-명시 감상 1,936

七夕(칠석) 수향각 원씨(繡香閣 元氏) 烏鵲晨頭集絳河(오작신두집강하) 새벽녘 까막까치가 은하수로 모여들어 勉敎珠履涉淸波(면교주리섭청파) 주옥 신을 신은 견우 직녀에게 맑은 물 건너게 하네 一年一度相思淚(일년일도상사루) 일 년에 한 번씩 서로 그리워 흘리는 눈물이라 滴下人間雨點多(적하인간우점다) 방울져 인간세상에 내리니 비가 되어 넘치네 (번역 한상철) * 수향각 원씨; 조선의 여류시인. 생몰년대와 행적 미상. 사대부 부인으로 추정함. * 다음카페 한시 속으로에서 인용 수정.(2022. 8. 18)

14.명시 감상 2022.08.18

壽考如富貴(수고여부귀)/육유(남송)-명시 감상 1,935

壽考如富貴(수고여부귀) 陸游(육유/南宋) 壽考如富貴(수고여부귀) 오래 사는 것은 부귀와 같은데 初亦不自知(초역부자지) 예전에는 또한 스스로 몰랐네 邂逅偶不死(해후우부사) 우연히 죽지 않음을 만나기도 하고 亦或至期頤(역혹지기이) 또한 백세에 이르기도 하네 予少多疾恙(여소다질양) 나는 어려서 질병이 많았고 五十已遽衰(오십이거쇠) 오십에 벌써 갑자기 쇠약해졌지 齒搖頷鬚白(치요함수백) 이빨은 흔들리고 턱수염은 하얗게 쇠었으며 蕭然蒲柳姿(소연포류자) 쓸쓸하고 적적하며 노쇠하고 허약한 신체이네 俛仰忽二紀(면앙홀이기) 굽어보고 우러러보니 문득 이십여 년인데 臥病實半之(와병실반지) 실제로는 그 절반을 병상에 누워 지냈네 (10) 富貴不可求(부귀부가구) 부귀는 구할 수가 없고 壽亦豈汝私(수역기여사) 오래 삶 또한 어찌 ..

14.명시 감상 2022.08.18

素月中天色(소월중천색)/윤증(조선)-명시 감상 1,934

素月中天色(소월중천색) 윤증(尹拯)/조선 素月中天色(소월중천색) 하얀 달은 하늘 가운데 뜨있고​ 寒溪徹曉聲(한계철효성) 차가운 시냇물은 새벽 내내 졸졸대네​ 虛心看夜氣(허심간야기) 마음을 비워 밤기운을 바라보며​ 黙坐聽雞鳴(묵좌청계명) 묵묵히 앉아 닭 울음소리를 듣노라 * 윤증(尹拯, 1629~1714); 조선후기 『명재유고』, 『명재의례문답』, 『명재유서』 등을 저술한 학자이다. 본관은 파평(坡平). 자는 자인(子仁), 호는 명재(明齋)·유봉(酉峰). 성혼(成渾)의 외증손이고, 아버지는 윤선거(尹宣擧)이며, 어머니는 공주 이씨(公州李氏)로 이장백(李長白)의 딸이다. 서인이 노론과 소론으로 분리될 때 소론의 영수로 추대되어 송시열(宋時烈)과 대립하였다.(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 시제가 없어 임의로 제1..

14.명시 감상 2022.08.18

有贈(유증)/허남영(청말 근대)-명시 감상 1,933

有贈(유증) 許南英(허남영/淸末近代) 不知海外有奇童(부지해외유기동) 해외에 꾀바른 아이 있음을 모르고 贈汝加名蔡漢融(증여가명채한융) 너에게 채한융이라는 이름을 덧붙여 주었지 四歲能通千百字(사세능통천백자) 네 살 때 수많은 글자에 능통했으니 雞群一鶴立當中(계군일학립당중) 닭의 무리 속 학으로 한복판에 서게 되었네 ☞ 許南英(허남영/淸末近代), - 許南英: 호남(湖南)성 파릉(巴陵) 사람. 자(字)는 서원(西垣), 원래 이름은 문한(文翰). 도광(道光) 20년에 거인(擧人)이 되었다. 8살 때 시를 지을 정도로 총명함을 보여 사람들이 기동(奇童)이라 불렀다. - 奇童: 매우 약고 꾀와 재주가 많은 아이. - 千百: 수많은(多數). - 雞群一鶴: 군계일학(群鷄一鶴). `닭의 무리 속에 한 마리 학`이라는 뜻으..

14.명시 감상 2022.08.17

山行(산행)/박지원(조선)-명시 감상 1,932

山行(산행) -산에 가다 朴趾源(박지원, 1737~1805)/조선 叱牛聲出白雲邊(질우성출백운변) 소를 모는 소리가 구름 가까지 나오는데 危嶂鱗塍翠揷天(위장인승취삽천) 가파른 산 겹친 밭두둑에 푸른 하늘이 꽂혀 있네 牛女何須烏鵲渡(우녀하수오작도) 견우와 직녀는 어찌(모름지기) 오작교만 건너려 하나 銀河西伴月如船(은하서반월여선) 은하수 서쪽에 배인양 달이 짝인데(뜨있는데) (번역 한상철) 叱牛聲(질우성) : (쯧쯧, 이랴 이랴 하며) 소를 모는 소리. 危嶂(위장) : 가파른 산 鱗塍(인승) : 고기비늘처럼 겹쳐 늘어선 밭두둑. 揷天(삽천) : 하늘에 꽃혀 있다. 須(수) : 모름지기, 기다리다. * 제3구 제7자가 橋(교) 로 된 전고도 있다. 문맥으로 봐서 渡가 맞을 듯하다.(역자 주) * 다음카페 한시 ..

14.명시 감상 2022.08.17

蓮社(연사)/왕십붕(남송)-명시 감상 1,931

蓮社(연사) -연꽃 모임 왕십붕(王十朋/南宋) 淵明修靜不談禪(연명수정부담선) 도연명과 육수정은 선을 말하지 않았지만 孔老門中各自賢(공로문중각자현) 유가와 도가에서 저마다 스스로 현명했지 送別虎溪三笑後(송별호계삼소후) 호계에서 송별하며 세 사람이 웃은 뒤 白蓮流水兩淒然(백련류수량처연) 흰 연꽃 흐르는 물에서 두 사람은 처량해졌네 ☞ 왕십붕(王十朋/南宋), - 淵明: 동진(東晉) 때의 선비이자 시인인 도연명(陶淵明). - 修靜: 동진(東晉)∼유송(劉宋) 시대를 산 도사 육수정(陸修靜). - 孔老門: 공자(孔子)와 노자(老子), 유가(儒家)와 도가(道家). - 虎溪三笑: ☞ https://blog.daum.net/songchen/10208818 참조. * 다음블로그 청경우독 완이락지에서 인용 수정.(2022...

14.명시 감상 2022.08.16

江村春景(강촌춘경)/죽향(선말)-명시 감상 1,930

江村春景(강촌춘경) -강 마을의 봄 경치 죽향(竹香, ?~?)/선말 千絲萬縷柳垂門(천사만루류수문) 누대에 가득한 버들가지는 문 앞에 드리우고 綠暗如煙不見村(록암여연부견촌) 푸른 그늘(어둠)은 안개 같아 마을이 보이지 않네 忽有牧童吹笛過(홀유목동취적과) 갑자기 목동이 나타나 피리 불며 지나가고 一江煙雨自黃昏(일당연우자황혼) 온 강은 안개와 비로 절로 황혼이 지네 (번역 한상철) * 죽향(竹香); 조선 말기(19세기 후반)에 활동한 여류화가이다. 평양출신의 기녀로 미인향초(美人香艸) · 낭간(琅玕) · 용호어부(蓉湖漁婦) 등의 호를 사용하였다. 천민출신으로서 정확한 가계는 파악되지 않고 있으나, 한재락(韓在洛)이 쓴 『녹파잡기(錄波雜記)』에 친언니 죽엽(竹葉)과 함께 언급된 것으로 보아, 자매가 모두 평양기..

14.명시 감상 2022.08.16

贈山僧(증산승)/최치원(신라)-명시 감상 1,929

贈山僧(증산승) -산속 스님에게 줌 최치원/신라 僧乎莫道靑山好(승호막도청산호) 스님이시여 청산이 좋다는 말 마시오 山好何事更出山(산호하사갱출산) 산이 좋다면서 왜 다시 산을 나오는 게요 試看他日吾踪蹟(시간타일오종적) 두고 보시오 이 다음의 이내 자취를 一入靑山更不還(일입청산갱부환) 한 번 청산에 들면 다시금 돌아오지 않으리니 (번역 한상철) * 최치원이 가야산 홍류동에 들어가면서 지은 둔세시(遯世詩)라 한다. * 월간 제272호(2004. 10월)에서 발췌 수정.

14.명시 감상 2022.08.16